[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중견기업계는 대외 경제여건 악화에도 연구개발 투자와 신규 채용 규모를 확대하면서 적극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 진행한 '2018년 중견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5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2018년 9월부터 11월까지 중견기업 1021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표본조사에서 중견기업의 2017년 연구개발 투자액은 7조2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16.9% 증가한 규모다. 기업 평균 투자액은 일반 중견기업 69억8000만원, 피출자·관계 중견기업 10억9000만원이다.
피출자 중견기업은 자산 5000억원 이상인 기업이 최다출자자인 기업이며, 관계 중견기업은 주식 등 소유관계에 따라 지배·종속 관계가 성립하는 관계기업군의 업종별 평균 매출액이 중소기업 규모를 초과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중견기업계가 밝힌 연구개발 투자 계획은 2018년 7조4000억원, 2019년 8조1000억원 규모로 지속적인 확대 추세를 보였다.
기술개발 방식은 기업 단독 70%, 외부기관 공동 17.1%, 외부기관 위탁 8.3% 등으로 조사됐는데, 개별 기업 연구개발 지원과 개방형 혁신 확대 필요성이 확인된 것이라고 중견련은 설명했다.
2017년 중견기업의 신규 채용 규모는 총 25만3952명으로 전년(20만102명) 대비 26.9% 증가폭을 보였다. 개별 기업 당 평균 63.6명 수준이다.
2017년 중견기업 설비투자액은 총 2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으나, 2019년에는 25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중견기업의 해외 진출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수출 중견기업 가운데 해외 시장에 새로 진출한 기업은 8.6%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수출 중견기업당 평균 현지 법인 수는 3.6개로 조사됐다.
중견기업 지속성장과 관련해 성장을 거부하는 이른바 '피터팬 신드롬'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반면, 기업의 영속성을 제한하는 폐쇄적인 가업승계 제도에 대한 불만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제도적 환경 변화로 중소기업으로의 회귀를 검토한 중견기업 비중은 2015년 6.9%, 2016년 5.9%, 2017년 4.9%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가업승계와 관련해서는 69.5%의 응답자가 경영권 지속은 물론 기업의 존속 자체를 위협하는 과도한 상속·증여세 부담을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중견련 측은 "많은 중견기업의 세대교체가 목전에 다가온 만큼 부의 대물림이 아닌 기술과 경영 노하우의 전수, 공유로서 가업승계에 대한 합리적인 정책 변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결산 기준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에 따르면 중견기업 수는 4468개로 전체 영리법인의 0.7%다. 전체 매출의 15.5%, 고용의 13.6%를 차지한다. 2017년 전체 중견기업의 매출은 738조원, 고용은 136만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5%, 8.9% 늘었다.
반원익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중견기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고용 확대로 한국경제 재도약을 이끌 핵심 동력"이라며 "정부, 국회 등 각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지나치게 경직적인 가업상속공제제도 혁신은 물론 중견기업 경영환경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효적인 지원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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