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을 이용해 자폐를 치료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뇌질환이고 심각한 장애가 생기는 난치병이라 불치로 여겨진다. 그러니 한약 같은 허접한 도구로는 고칠 수 없다고 확신하며 약 팔이 상술이라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 그리 생각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그런데 문제를 바꿔서 질문을 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한약을 이용해 변비를 고칠 수 있을까? 한약을 이용해 설사를 고칠 수 있을까? 한약을 이용해 복통을 고칠 수 있을까? 한약을 이용해 심한 배변 냄새를 고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이라면 사정은 달라질 것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과민성대장염에 한방치료는 매우 우수한 치료법으로 공인돼 있기 때문이다. 소화장애나 배변장애를 한약으로 고칠 수 있다는 주장은그 누구도 허무맹랑한 주장이라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자폐를 근본적으로 고칠 치료제가 등장한다면 장치료제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17년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등 4개 대학 공동 연구팀은 장내 세균을 치료하는 방법을 통해 자폐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자폐증 환자의 장내세균을 모두 세척한 다음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서 추출한 장내세균을 환자의 장속에 주입해 장내세균의 조성을 바꾸는 시도를 했다. 그 결과 사회성 기술, 수면 습관에서 20~25%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명의 시험참가자중 3명은 무발화증에서 말을 하게 되는 현격한 호전도 보였다고 한다.
정상인의 장내세균을 자폐환자의 장속에다 주입하는 것만으로도 자폐가 치료된다니 놀랍지 않은가? 결국 자폐란 장내 유해세균의 증식과 유익세균의 감소가 근본원인이란 것이 명백해진 것이다. 이에 고무된 연구팀은 더 확대된 임상실험 후 자폐를 치료하는 치료제나 치료법을 실제 임상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장내세균의 조성을 바꾸는 약을 먹는 것만으로 자폐증이 치료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문제는 자폐에 관여하는 세균총의 정체를 다 밝혀내는데 연구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제 다시 문제를 한약을 이용한 대장치료로 집중해보자. 한약을 이용해 만성변비나 만성 설사를 치료되는 과정은 결국 장내세균의 조성이 바귀는 과정이다. 특히나 한약치료를 통해 지독한 대변 냄새나 방기냄새가 없어지는 것은 유해세균의 이상증식이 통제되는 직접적인 증거가 된다.
한약이 자폐스펙트럼 장애 치료에서 효과를 보이는 중요 이유 중 하나는 장내세균총의 활동과 구성을 바꾸기 때문이다. 한약이 장내세균을 직접 죽이거나 감소시키는 것은 아니다. 장내환경의 변화를 만들어 장내세균의 균형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다. 그 결과 아리조나대학 연구실에서 나타나는 치료효과가 현실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자폐증을 형성하고 있는 뇌 신경의 이상은 그리 공고한 장애가 아니다. 장내세균의 조성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정상인이 될 정도로 변화가 쉬운 장애인 것이다. 장내세균의 조성을 완벽하게 바꾸는 신약이 출현하기 전까지 제대로 된 한약 처방을 한다면 자폐인을 위한 희망이 될 것이라 믿는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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