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신세계, 이마트 온라인 사업 물적분할 건이 주주 마찰 없이 무난하게 주총을 통과했다. 물적분할은 소액주주 가치를 떨어뜨릴 소지가 있어 주주 반발이 컸던 전례도 있었으나, 온라인 사업을 키워 기존 회사 실적에도 기여하는 분할목적이 주주들에게도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와 이마트가 18일 각각 물적분할 안건을 다룬 주주총회를 개최해 원안대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안건은 무리 없이 통과됐다”라며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이 반대한다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이슈도 없었다”라고 전했다.
10월31일 신세계그룹 온라인 신설 법인 신주 인수 계약 체결 발표식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이 이철주 어피니티 부회장(왼쪽), 윤관 BRV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물적분할은 분할 사업부문이 비상장화 되며 기존 주주의 감시·견제 권한이 약해지는 탓에 소액주주 권익이 축소된다는 견해가 있다. 때문에 주주들도 물적분할보다는 분할회사의 지분 가치를 나눠 가질 수 있는 인적분할을 선호해왔다. 물적분할 주총 시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도 인정되지 않는다. 재계에선 물적분할 후 신설회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타 법인과 합병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병행돼 소액주주와 지배주주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한 경우도 잦았다.
과거 삼성SDS가 물적분할을 추진했다가 소액주주 모임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사례도 있다. 당시 소액주주들은 물적분할 시 존속회사의 주주가치가 떨어지고 주가가 폭락할 것을 우려해 반대했었다. 이에 삼성SDS는 뒤늦게 노선을 바꿔 인적분할을 검토하기도 했었다.
당시 삼성SDS는 물류사업 분할 후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관측이 주주들을 더욱 크게 자극했다. 기존 주주들이 신설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재계에선 물적분할을 실시한 이후 주주 구성이 변하거나 매각·합병 등 자산 이동으로 존속회사와 사업 연결이 끊어진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두고 총수일가의 승계 또는 지배력 강화 과정에서 지분 조정이 이뤄진 탓으로 보는 사회 비판시각도 적지 않다.
신세계, 이마트 분할 건도 분할 후 온라인 사업 합병작업을 거치면서 기존 주주와 연결성이 희석될 소지는 존재한다. 하지만 회사측이 온라인사업을 키우기 위한 외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등 사업가치 제고 노력이 지배력 상실로 이어질 개연성을 낮추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측의 사업가치 제고 본연의 노력이 비치면서 주주들도 추후 자회사로 계속 남아 연결실적에 기여할 긍정적 측면을 내다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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