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다시 부각된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로 신저가를 기록했다.
10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750원(1.83%) 하락한 4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4만원까지 떨어지면서 신저가를 경신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디램(DRAM) 산업 내에서 수요둔화가 전방위적으로 가속화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급등하는 재고소진 기간과 관성적 공급물량을 고려하면 디램 업황의 저점은 내년 4분기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용량화를 주도했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판매 감소 우려로 주문을 지연시키면서 디램 판가 하락을 염두에 둔 전력적 판가 협상을 시도하고 있는 데다 서버 업체들도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어 수요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년간 디램 수요를 발생시켰던 암호화폐 시장의 급격한 둔화도 현물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디램 가격의 반등 가능성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랜 기간 반도체 업황에 연동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2000년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의 주가는 반도체가 호황일 때 고점을 경신했고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거나 하락 전망이 많아지면 어김없이 미끄럼을 탔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급성장했던 2012~2013년을 제외하고 이런 모습이 늘 반복됐다.
특히 최근 2~3년간 삼성전자의 주가가 100만원(액면분할 전)에서 200만원 중반대까지 오를 때는 반도체가 혼자 이끌어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하면서도 주가가 바닥권을 맴돌았던 것도 반도체 업황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저점 수준에 있지만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보면 디램 판가 하락기에는 밸류이에션으로 주가를 설명하기 어렵다"며 "절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에도 불구하고 실적추정치가 급격히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예상치는 49조원으로 시장 기대(59조1000억원)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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