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직업훈련·취업지원 등 적극적 노동정책지출이 미온적이거나 고용보호법제가 엄격할수록 '청년실업 이력현상'이 더 커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의 한 청년일자리센터에서 청년들이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22일 발간한 'BOK경제연구-청년실업의 이력현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실업은 사회초년기의 업무경험을 통한 인적자본 축적이 저해돼 청년 이후의 연령대에서도 지속적으로 높은 실업률을 경험하는 '이력현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노동시장이 경직적인 국가일수록 이력현상의 크기가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 한국을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도 경기침체기에 사회 진출한 남성 청년층의 경우 세월이 지나도 실업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력현상이 존재했다. 이는 노동시장 제도와 정책의 고용보호 정도가 클수록 이력효과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OECD 선진 21개국을 대상으로 연령대별 실업률과 다양한 노동시장 제도 및 정책 변수를 사용해 청년실업의 이력현상 크기를 추정했다. 우리나라 특성에 맞춰 OECD 국가와 비교할 수 있도록 청년기를 20~29세로 조정하고, 분석대상은 남성층으로 한정했다. 또 노동시장 제도 및 정책 변수로는 국가간 비교가 가능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극적 노동정책지출 비율, 고용보호법제화 지수, 노조조직률 등 8가지를 이용했다.
분석 결과, 8가지 노동시장 제도 및 정책 변수 중 GDP 대비 적극적 노동정책지출 비율과 고용보호법제화 지수가 청년실업의 이력현상에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들 추정결과는 선행연구들에서 나타난 결과와 다르지 않았다. 우선 노동정책지출에 보다 적극적인 국가일수록 이력현상이 감소했다. 국가별로 청년기(20~29세)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시 이후 연령대의 실업률 변화를 보면 노동정책지출 비율이 1.6%로 상위권인 스웨덴은 20~34세에 실업률이 -0.038%포인트 하락했고, 35~39세에 -0.014%포인트. 40~44세에 0.004%포인트, 45~49세에 -0.012%포인트 각각 기록해 이력현상이 감소했다.
또 고용보호법제가 엄격할수록 청년실업의 이력현상은 더 커졌다. 고용보호법제화 지수 평균점수가 4.523점으로 상위권인 포르투갈의 경우 청년기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시 이후 연령대의 실업률은 30~34세 0.208%포인트, 35~39세 0.040%포인트, 40~44세 0.002%포인트, 45~49세 -0.047%포인트를 기록해 이력현상이 여전히 존재했다.
김남주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직업훈련 등을 위한 적극적 노동정책지출이 미흡하고 고용보호법제가 상대적으로 엄격한 경우에 청년실업의 이력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실업의 이력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직무 및 직업교육, 취업지원 확대 등을 통해 적극적 노동정책 지출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한편, 고용보호법제 내에 청년층의 고용을 제약하는 요소가 있는지 살펴보고 보다 청년친화적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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