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정성필 CJ푸드빌 대표가 적자 늪에 빠진 해외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7월 CJ푸드빌의 지휘봉을 잡은 정 대표는 취임 한 달만에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미국, 중국, 동남아 등 진출국가별 현지 시장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수년째 적자 상태인 해외 사업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였다. 그리고 최근 들어 본격적인 해외사업 손질에 돌입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최근 일본 법인인 'CJ푸드빌재팬'을 청산했다. CJ푸드빌은 2007년 일본 현지 업체 푸드페스타(FOOD FESTA)를 인수하고 2012년 CJ푸드빌재팬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해왔지만 9년 만에 일본 철수를 택하게 됐다.
일본 현지에서 한식 전문 매장 '비비고'를 비롯해 한식 패스트푸드 '한채' 등을 운영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누적 적자가 커진 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운영중인 CJ푸드월드 전경. 사진/CJ푸드빌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수익성 개선을 천명한 만큼 일본법인 철수가 적자가 지속되는 해외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CJ푸드빌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도 비비고 매장을 철수한 바 있다. 싱가포르에 이어 올해 일본까지 부실 해외 사업을 정리한 만큼 추가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해외사업은 CJ푸드빌의 성장동력인 동시에 해묵은 과제다. CJ푸드빌은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10여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2011년 기준 347억원에 불과했던 해외법인 매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1756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011년 58억원 수준이었던 당기순손실 규모는 2013년엔 291억원으로, 300억원에 육박했다. 2016년 153억원까지 줄어들었던 당기순손실 규모는 지난해 267억원으로 다시 불어났다.
취임 5개월째 접어든 정 대표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CJ CGV 국내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정 대표는 처음으로 그룹 계열사 CEO로 낙점 받으며 CJ푸드빌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특명을 안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사업 전반에 대해 사업성이 높이 평가되는 거점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CJ푸드빌은 국내 외식시장도 불황인만큼 해외사업을 접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단기간에 흑자전환을 꾀할 순 없지만 해외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재도약을 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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