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높은 연봉을 받지만 회사의 '부품'이 돼야 하는 대기업 대신, 자신이 주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청년들이 있다. 이들은 채용박람회를 찾아 열정을 펼칠 공간을 모색했다.
서울산업진흥원(SBA)과 연세대학교,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13일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청년, 스타트업을 만난다'라는 주제로 국내 최대 규모의 2018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진행했다. 78개 스타트업이 저마다 부스를 차리고 구직자를 맞았다. 관련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면접을 신청한 청년들은 넥타이 등 정장을 차려입고 부스를 찾았으며, 단순히 정보를 얻기 위해 둘러보는 방문객들도 많았다.
박람회를 찾은 청년들은 대기업으로 대표되는 높은 연봉이나 공공기관으로 대표되는 안정성보다 스타트업의 새로움을 갈망하고 있었다. 안양대에서 온 조건희(24)씨는 "큰 기업에서는 부속품이 됐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반해, 스타트업은 같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를 다니는 진모(23)씨 역시 "스타트업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능력과 경력을 쌓아서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스타트업에서 취업을 시작해 다른 기업에 가도 되고, 다른 기업에서 시작해 나중에라도 스타트업에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정보를 모으러 박람회에 왔다"고 설명했다.
관심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고 사전 면접까지 받는 행사 특성상, 부스 상담은 기본 20분 정도로 긴 편이었다. 긴 상담을 받은 구직자들은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었다. 디자인 분야에 취업하려는 윤모(20)씨는 "면접을 하면서 고칠 점을 알게 되는 등 정보를 얻어서 좋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박람회를 채용의 장 내지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또 특별히 대학에서 하는 박람회의 이점을 누리는 곳도 있었다. 해외송금 수수료를 절약해주는 '센트비' 업체 관계자는 "대학에서 채용박람회를 하면 학교 학회나 동아리 등으로부터 산학협력하자는 제의가 들어온다"며 "현재까지 이미 2개의 협력이 맺어졌다"고 덧붙였다.
3D 모델링에 관한 20개 특허를 보유한 '티랩스'의 손다영 팀장은 "'B2B' 마케팅 위주이긴 하지만, 대중적인 마케팅도 필요해 박람회에 나왔다"며 "꼭 당장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공대생들이 회사에 대해 알아가는 것으로도 소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람회는 업체의 구직과, 구직자의 취업에만 도움주는 게 아니라 스타트업 예비창업자에게도 정보 창구가 됐다. 미성년자 주민등록증 도용을 판별하는 앱을 개발하려는 박만석(29)씨는 "아무래도 스타트업에는 IT가 많다보니, IT 기술을 개발하려는 입장에서 융합할 수 있는 기술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13일 오후 '2018 스타트업 채용박람회'에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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