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무리수 역풍에 한국지엠 '마이웨이'
2018-11-13 17:19:05 2018-11-13 17:19:15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국지엠 노조가 사측의 법인분리 시도 저지를 위해 최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역구 사무실을 점거하는 강수를 뒀지만 역풍을 맞았다. 사측은 노조를 배제한 채 법인분리 및 신차 출시 등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13일 노보에서 "홍 원내대표는 지역구 사무실을 점거했다는 이유로 노조의 면담 요청을 전면 거부했다"면서 "또한 노조에 대해 대화할 의지도 없으며, 이기적인 집단이라고 매도했다"고 맞불을 놨다. 이어 "홍 원내대표가 면담에 응할 때까지 점거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노조가 카허 카젬 사장을 감금했는데 미국에서 그렇게 하면 테러"라며 "글로벌 기업에서는 있을 수 없는 폭력 행위"라고 작심 비판했다. 또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 점거에 대해 "대화를 요청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아니다”며 "폭력적인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노조도 상황 악화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8일부터 홍 원내대표 지역구 사무실을 점거 중이다. 노동계 출신의 여당 원내대표를 움직여 한국지엠 법인분리를 막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노조의 예상과는 달리 홍 원내대표는 물론 민주당 지도부와의 면담이 불발되는 등 대화 채널이 끊어지는 결과가 초래됐다. 사측에 대화 거절의 명분만 줬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한국지엠 노조가 지난 8일부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역구 사무실을 점거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노조
 
한국지엠의 2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전날 노사에 '한국지엠 미래발전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노조는 조건부로 받아들였지만 사측은 노조를 제외하고 산은과의 '양자 대화'를 요구하면서 13일 오후 개최 예정이었던 제1차 실무협의회는 무산됐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GM 본사에서도 (노조의 폭력 행위에 대해)매우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는 노조와 대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이 노조를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면서 "산은도 사측의 반응에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사측은 예정대로 다음달 3일까지 연구개발(R&D) 법인분리 등기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오는 26일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 다음달에는 '카마로'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해 실적 회복에 본격 나선다. 
 
말리부는 한국지엠의 대표 모델로 지난해 3만2963대가 판매됐다. 올해는 철수설 여파로 10월까지 누적 판매는 1만3582대에 그쳤지만 한국지엠은 법인분리 사안이 마무리되고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이면 예전 판매량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말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쟁의안건에 대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가 다음달 초까지 파업을 재추진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정치적 해법을 모색했지만 법인분리를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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