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숙명여고가 '시험지 유출'로 수혜를 입은 의혹이 있는 '쌍둥이' 딸 2명의 해당 성적을 0점 처리하고 퇴학시키기로 했다.
숙명여자고등학교는 12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전 교무부장 자녀들의 성적을 재산정(0점처리) 및 퇴학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며 "교육감 및 교육청과 협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하도록 하겠다"고 공지했다.
또 쌍둥이의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 A씨의 파면을 징계위원회에 건의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는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8월29일 숙명여고에 요구한 정직 처분보다 더 중한 징계다. 당시 시교육청이 파면이 아닌 정직을 요구한 이유는, A씨가 자녀가 속한 학년의 문제지·정답지를 봤다는 사실은 밝혀졌어도 정기고사 시험지 유출이 규명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유출을 가리키는 각종 정황과 증거가 언론 및 경찰 등으로부터 계속 흘러나오다, 이날 경찰이 쌍둥이 시험지·휴대폰 및 교무부장 메모지, 쌍둥이들의 학원 성적과 내신 성적의 차이 등 각종 증거를 종합적으로 공개했다.
다만 이번 숙명여고 입장문에서는 교장 및 교감에 대한 조치가 언급되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A씨의 자녀가 재학 중인 사실을 알고도 교장·교감이 교무부장을 업무에서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역시 중징계를 요청한 바 있다. 숙명여고는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교육청은 징계를 요청만 할 수 있고, 결정은 숙명여고가 한다.
숙명여고는 "학생, 학부모, 졸업생에게 심려를 끼치고 학교에 대한 신뢰에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국민 여러분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철저한 학사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앞에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숙명여고 교장, 교사의 성적조작 죄를 인정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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