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흑자 달성을 향해 순항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분기 주춤한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 회복과 연간 흑자달성이 전망되지만, 고의 분식회계 논란이 해결되지 않아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에 놓였다.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액 1011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의 3분기 잠정영업실적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7%, 48.9%씩 하락한 수치다. 매출은 공장 가동률 하락과 주요 제품 고객 인도시점 차이 발생에, 영업이익은 원가율 상승 및 판관비 증가에 타격을 입었다.
주력 사업인 바이오의약품 CMO와 의약품개발제조(CDO) 사업 호조에 매출액 2565억원, 영업이익 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의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한 상반기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하반기 시작을 알리는 3분기 불안한 출발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둘러싼 상황과 맞물려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연말까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연간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지만 '고의 분식회계' 기업 논란 진화가 좀처럼 쉽지 않은 탓이다.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적 분식회계나 아니냐를 두고 회사와 금융당국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장 오는 31일 고의 분식회계 혐의 여부를 가리는 금융위원회 재감리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앞서 증권선물위원회가 금감원의 분식회계 판단에 행정처분의 명확성과 구체성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재감리 요청을 내렸지만 금감원은 재감리에서도 당초 결론을 유지해 증선위에 결과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선위는 31일 열리는 정례회의에 해당 안건을 상정해 심의하기로 했다. 이르면 내달 금융당국의 최종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망은 썩 좋지 않은 편이다. 지난 17일 윤석헌 금감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재감리 결과 그동안 나온 이야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록 3분기 주춤한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이어진 호재는 물론 향후 기대 호재들도 대기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 사업적 성과 보다는 분식회계와 관련된 사안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달갑지 않을 수 밖 에 없다. 특히 올 하반기 단일 생산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3공장 생산 돌입과 주요 제품 해외시장 진출에 역대급 실적에 대한 기대감 역시 적지 않아 자칫 성과가 빛이 바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1일 세계 최대 규모 생산 공장인 인천 송도 3공장의 자체 검증을 끝내고 글로벌 제조 승인 획득을 위한 cGMP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연산 18만ℓ규모 3공장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36만ℓ 이상의 생산력을 갖추게 된다. 현재까지 총 25개사와 36개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해 1, 2공장 풀가동을 위한 물량이 확보된 만큼 3공장 역시 가동 물량에 대한 우려는 없는 상태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고객들과의 추가 수주를 위한 논의 단계에 있다.
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17일부터는 자가 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의 유럽 판매를 시작했다. 휴미라는 지난해 매출 20조원을 기록한 세계 최대 판매 의약품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시장인 유럽 매출만 약 5조원에 달한다. 임랄디 출시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승인받은 바이오시밀러 4종을 모두 시장에 선보이게 됐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별도 기준)을 매출액 5187억원, 영업이익 679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11.6%, 2.9%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흑자 달성을 향해 순항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분기 주춤한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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