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의 성희롱 발언과 황제 의전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박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대상 국감에서 "박 회장이 성희롱 사건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십자사 내부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며 “이후 이어진 후속조치를 보면 '직원 대상 성희롱 예방 특별교육실시', '양성평등 컨설팅 추진' 등이다. 성희롱은 회장이 했는데 왜 교육은 밑에 직원이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후 첫 팀장급 간담회에서 "여성 3명이 모인 것을 두 글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며 여성의 가슴을 비유하는 농담을 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박 회장은 이후 공식 사과했지만, 그가 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를 지낸 인사라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박 회장은 "무조건 유감을 표명한다" "진정 사과한다" "적십자 차원에서도 앞으로 이런 일은 철저히 근절하겠다" 등 사과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도 "소통을 위해 한 발언" "저는 그런 의도는 없었지만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선 사과 드린다" 등 억울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덧붙였다.
박 회장의 이같은 태도에 여당 의원들마저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사과 발언에 '의도와 상관없이'라는 토를 달아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회장의 ‘황제의전’ 논란도 제기됐다. 적십자사가 박 회장의 취임에 맞춰 신형 제네시스G80을 의전차량으로 마련하고 지난 6월에는 국내 신차 중 가장 비싼 제네시스 EQ900 모델로 의전차량을 교체한 것이 논란이 됐다. 아울러 비상근직인 박 회장이 활동비 명목으로 지난해 9월부터 한 달에 720만원씩 현금을 추가로 받았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그러나 박 회장은 "저는 제 자신이 서민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의전차량은 꼭 바꿔야 한다면 바꾼다. (하지만) 꼭 바꿔야할 필요가 없다면 안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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