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CJ그룹이 조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일정이 당겨졌다.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의 압박 등으로 경영에서 손을 떼고 미국에 머물러왔던 이미경 부회장은 내년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다.
CJ는 오는 23일 임원 인사를 발표한다. 지난 주말 승진 대상자들에게 이미 통보를 마쳤다. 이재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난해 큰 폭의 인사가 있었던 만큼 올해는 변화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는 11월24일 실시됐다. 이 회장이 2016년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된 후 단행한 첫 인사였다. 4년의 공백을 깨고 세대교체를 통해 인사 적체를 해소했다. 비대해진 지주사의 역할을 축소하는 한편 지배구조 개편도 실시했다.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에 신현재 사장을, CJ주식회사 공동대표에 김홍기 총괄부사장을 각각 승진 임명하는 등 총 81명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8~21일 제주도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열린 '더 CJ컵 @나인브릿지'에서 이재현 CJ 회장(왼쪽)이 우승자인 브룩스 캡카에게 트로피를 수여하고 있다. 사진/JNA GOLF
올해 인사에서 최대 관심사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임원 승진 여부다. 이 부장은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지난해 부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관리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장의 누나인 이경후 CJ ENM 상무가 입사 6년 만에 상무대우로 임원이 된 점을 감안해 이 부장의 승진도 임박했다고 예상한다. 반면 이 부장이 아직 20대로 젊은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지난 3월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 이채욱 전 CJ 부회장의 자리를 누가 메울 것인지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이 부회장은 비상경영위원회의 일원으로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과 함께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을 메웠다. 그룹 경영 전반을 챙겼던 이채욱 부회장의 역할은 지난 8월 CJ대한통운으로 영입된 박근희 부회장이 이어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40년 삼성 옷을 입었던 박 부회장의 중용은 상속분쟁 등으로 갈등을 겪었던 삼성과의 관계 회복을 의미한다.
지난 2013년 이후 줄곧 미국에 머물러왔던 이미경 부회장도 내년 경영에 복귀한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서 신병 치료에 전념하는 한편 자신이 이끌었던 CJ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을 직간접으로 챙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세계은행의 '여성기업가기금 리더십 그룹' 챔피언 16인에 한국인 중 유일하게 포함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렸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경영 복귀를 위한 몸풀기로 해석했다. 이 부회장은 복귀 후 CJ그룹이 추진 중인 할리우드 진출 사업을 관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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