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네이버가 위치·이동 기반 플랫폼을 개방하며 플랫폼 확장을 가속한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전자제품전시회(CES)에도 처음으로 참가한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1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기술 컨퍼런스 '데뷰 2018'에서 "사람들은 정보 플랫폼을 문자에서 이미지· 음성 등으로 확장하며 '연결'과 '발견'의 즐거움을 찾았다"며 "온라인에서만 이뤄지던 이 즐거움을 오프라인으로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송 CTO는 네이버가 추구하는 'AI' 기술 방향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아닌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으로 정의했다. 이용자가 검색을 집어넣고 결과를 찾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AI가 검색 없이 결과를 추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11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기술 컨퍼런스 '데뷰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의 생활환경지능, '위치와 이동'
네이버는 이용자에게 연결의 즐거움을 제공할 해답을 '위치와 이동'에서 찾았다. 송 CTO는 "단순한 내비게이션 기능을 넘어 생활을 담은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실생활이 이뤄지는 공간과 서비스의 연결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회사의 지도·길찾기·장소 등 데이터 기술을 집약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네이버지도 엔터프라이즈API'를 다음달 13일 출시한다. 송 CTO는 "스마트폰이 국내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다"며 "맛집, 부동산, 쇼핑, 배달 등 서비스를 즉시 찾고 이동하는 시대에 더 많은 서비스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지도 엔터프라이즈API는 기존 지도 오픈 API와 달리 모바일 지도 로딩 API를 무제한으로 무료 제공한다.
자율주행 기기 기술 플랫폼 확장을 위한 청사진도 나왔다. 이날 처음으로 공개된 'xDM 플랫폼'은 지도화(맵핑), 측위, 내비게이션 등 그동안 네이버랩스가 연구한 기술을 통합한 플랫폼이다. 위성항법장치(GPS)가 잡히지 않는 실내에서 길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내비게이션·길안내 기기 개발 등에 쓰일 수 있다. 증강현실(AR)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면 이용자는 위치 기반 AR 쇼핑 정보를 알 수 있고 AR 내비게이션 안내도 가능하다. 송 CTO는 "배달로봇, 실내 내비앱 등을 만드는 데 쓰일 것"이라며 "이미 협력사와 상용화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랩스는 지난 10일 인천공항공사와 전략적 제휴(MOU)를 맺고 공항에서 사용될 AR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네이버랩스 AR 내비게이션. 사진/네이버
첫 CES 참가
네이버는 CES 참가 사실도 알렸다. 네이버의 CES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CES는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전시회다. 네이버는 회사가 개발한 이동·로봇 등 AI 기술을 들고 참가할 계획이다. 이날 공개된 기술을 비롯해 ▲어헤드(AHEAD) ▲앰비덱스(AMBIDEX) ▲어라운드지(AROUND G) 등이 그 주인공이다.
어헤드는 광학 기술을 응용한 3D 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다. 기존 HUD와 달리 3D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돼 운전자 초점에 맞춘 정보를 제공한다. 운전자는 실제 도로를 보는 시점과 같은 디스플레이 시점으로 자연스럽고 편리한 운전을 할 수 있다. 엠비덱스는 위치 제어 기술에 초점을 맞춘 기존 로봇과 달리 힘 제어 기술을 추가한 로봇으로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어라운드지는 자율주행 길안내 로봇이다. 쇼핑몰이나 공항 등 대규모 실내 공간에서 길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길안내 로봇의 핵심 기술인 '회피 기술'을 고도화했다. 로봇이 이용자에게 길을 안내하며 앞에 등장하는 다른 사물이나 사람을 회피해 지나가는 기술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예스24 서점에 이전 버전인 '어라운드(AROUND)'를 도입한 바 있다. 송 CTO는 "심층강화학습 기술을 적용해 회피 기능을 고도화한 어라운드지가 길안내 로봇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소개된 신기술과 로봇들은 내년 1월에 열릴 CES에 참가해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네이버 기술 플랫폼과 개발자의 협업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기대된다. 글로벌 도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길안내 로봇 '어라운드지'. 사진/네이버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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