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사외이사진 재정비…관료 줄이고 여성 늘려
손병옥 전 푸르덴셜생명 회장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
2018-10-09 12:00:00 2018-10-09 12: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SC제일은행이 오는 10일 임기가 만료되는 3명의 사외이사 중 1명을 교체하며 사외이사진을 재정비했다. 특히 이번 교체를 통해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을 줄이는 대신 여성 비중을 높였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5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손병옥 전 푸르덴셜생명 회장을 2년 임기의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오는 10일 임기가 만료되는 권태신·이은형·오종남 사외이사 중 권태신 이사회 의장을 제외한 2명을 재선임했다. 2013년 12월 SC제일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돼 지난 5년간 활동한 권 의장의 경우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권 의장의 후임으로 사외이사직에 오른 손 신임 사외이사는 전 푸르덴셜생명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권선주 전 기업은행(024110)장과 함께 금융권에서 '유리천장'을 깬 인사 중 한명으로 손꼽힌다. 과거 미들랜드은행, 한국HSBC은행 등 외국계은행 서울지점 등을 거쳐 1996년 푸르덴셜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손 신임 사외이사는 이후 인사담당 임원, 2011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5년 회장에까지 올랐다. 글로벌 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에서 배출된 첫 여성 CEO는 손 신임 사외이사가 처음이다.
 
특히 손 신임 사외이사는 과거 푸르덴셜생명 CEO 시절부터 여성 인재 육성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SC제일은행이 사외이사로 선임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과거부터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한편 여성리더 육성을 위해 노력해온 만큼 손 전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며 "손 신임 사외이사를 통해 여성인재들이 더 많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SC제일은행 사외이사진은 관료 출신보다 여성 사외이사의 비중이 늘었다. 손 신임 사외이사의 선임으로 이번에 재선임된 이은형 사외이사를 포함해 총 2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포진하게 됐다. 기존에는 총 4명의 사외이사 중 권 전 의장을 비롯해 오종남 사외이사 등 관료 출신 인사가 절반을 차지했다.
 
행시 19회 출신인 권 전 의장은 1998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비서실장, 2004년 대통령 정책기획·경제정책비서관, 2005년 재정경제부 제2차관을 지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국무총리실장, 2014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장 등을 거쳐 현재는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맡고 있다.
 
오 사외이사의 경우 행시 17회 출신으로 2002년 통계청장, 2004년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등의 경력을 보유한 관료출신 인사다.
 
손 사외이사 선임으로 은행권에서는 SC제일은행의 여성 임원 비중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SC제일은행은 최근 잇따라 여성 임원을 발탁하며 은행권 '유리천장'을 깨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안현희 상무를 리테일금융리스크관리부 총괄 전무로 승진시켜 전무급 이상 여성 임원 수를 총 4명(사외이사 제외)로 늘렸다.
 
SC제일은행에서 커머셜기업금융총괄본부를 담당하고 있는 박현주 부행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직장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지원하는 조직인 인볼브(INvolve)가 공동 주관하는 '2018 비즈니스 여성 히어로즈 챔피언(The FT&HERoes Champions of Women in Business 2018)'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 부행장은 지난 4년간 SC제일은행에서 '다양성과 포용성 위원회(Diversity&Inclusion Council)'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SC제일은행의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글로벌 다양성과 포용성 위원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성과 포용성 등의 기조를 유지하며 여성리더 육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옥 SC제일은행 신임 사외이사의 푸르덴셜생명 사장 시절 모습.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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