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열흘 앞으로…재계 비상 "무더기 증인 신청 막아라"
이재용·최태원·조양호 거론…"막판까지 총력전"
2018-09-30 18:50:02 2018-09-30 18:50:02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2018 정기국회 국정감사(국감)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재계 총수를 포함한 기업인들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대거 부르는 일이 올해도 반복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에 각 기업의 대관팀 임직원들은 총수 혹은 고위 임원의 국회 출석을 막기 위한 치열한 로비전을 벌이고 있다. 추석 연휴와 주말까지 반납하며 증인 신청 마감 직전까지 분주히 움직이는 중이다. 
 
국회는 다음달 10일부터 29일까지 20일간 국감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정무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총 17개 상임위원회는 다음달 1일까지 증인과 참고인 신청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의 이름이 국감 증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재벌의 갑질 파문에서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이르기까지 기업과 관련된 이슈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무더기 출석 요청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날까지 확정된 국감 증인·참고인 중 고위 기업인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은행장, 심성훈 케이뱅크은행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박현종 BHC 회장, 강한구 현대중공업 사장(이상 정무위), 조윤성 GS리테일 대표, 김철 SK디스커버리 대표, 이운규 애경산업 대표, 박찬훈 삼성전자 부사장, 하언태 현대차 부사장(이상 환노위) 등이다.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은 상임위 전체회의 논의를 거쳐 일단 배제됐지만 추가 합의에서 더해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아직 증인 명단을 정하지 못한 국토위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에서 총수들을 불러들일 수도 있다. 이달 중순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실에서 유출된 증인 신청 명단 초안은 조양호 한진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한진 일가를 정조준하고 있다.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을, 차량 화재와 리콜과 관련해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을 증인으로 요청할 가능성도 높다. 또한 지난 28일에는 농수산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최근 북한을 방문한 재계 총수들을 증인으로 소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이 대상이다. 이에 재계 관계자들은 "(총수들이)2박3일간 행사에 동행한 것 외에 할 말이 있겠느냐"며 "정책 감사라는 국감의 당초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불만을 표했다. "총수들의 몇 마디를 듣기 위해 하루 종일 국감장에 묶어 두는 것도 시간 낭비"라는 지적도 뒤따랐다. 
 
총수 이름이 거론된 그룹의 대관 담당들은 비상이다. 추석 연휴에도 자사 총수들의 국회 소환을 막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국감이 가까워질 수록 자사의 현안을 설명하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국회행은 분주해진다.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국감 시즌이 되면 대기업 관계자들의 방문이 이어진다"며 "해당 기업의 상황을 설명하려는 것으로 연휴나 주말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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