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미르재단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회의록을 의도적으로 삭제하고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박명진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에게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위원장에 대해 유죄 인정과 함께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 전 위원장이 국정감사에 공개될 경우 문제가 될 회의록 일부 내용을 삭제해 국회에 제출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허위진술을 했다”며 “원심이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거나 위증죄에서의 허위 인식에 대한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며 상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은 “국정감사 당시 회의록의 각 속기록 초안을 입수한 위원과 위원장으로부터 원래 회의 속기록보다 분량이 많이 줄어든 경위를 밝힐 것을 요구받고서도 잘못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삭제를 지시하지 않았고 자료 제출 이후에 이를 보고받았고, 취임 이전 회의 내용을 잘 몰랐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2심 역시 박 전 위원장에 대해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했고, 위증의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충분히 인정된다”며 “박 전 위원장의 위증으로 인해 국정감사 업무 수행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016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도종환 의원(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성엽 의원의 질문에 허위로 진술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회의록 중 미르재단과 블랙리스트 관련 부분을 의도적으로 삭제 및 누락해 허위로 조작된 회의록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국회에 제출하면서 의도적으로 삭제·누락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박명진 전 문화예술위원장이 지난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감 위증' 관련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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