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롯데쇼핑(023530)이 반등을 시도 중이다. 2분기 실적 부진에 매각 비용 문제까지 겹쳐 지난 8월 중순부터 한 달 넘게 20만원을 밑돌았던 주가는 3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에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실적발표 후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했던 증권가에서도 회복 기대감을 내비쳤다.
18일 한국거래소에서 롯데쇼핑은 전 거래일보다 2500원(1.28%) 오른 19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9월 들어 3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롯데쇼핑의 주가는 여전히 바닥수준이다. 지난 8월13일 전날 대비 7.09% 밀리며 19만원에 장을 마친 뒤 한 달 넘게 20만원대로 올라서지 못했다. 예상보다 부진했던 2분기 실적에 중국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 및 청산 비용이 발생해 순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의 2분기 실적은 4조42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350억원이었다. 주력인 백화점부문은 매출 호조가 이어지고 판관비가 줄어들어 영업이익에 크게 기여한 반면 할인점부문은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안 좋은 날씨와 패션브랜드 매장 철수로 인해 매출이 줄었고, 최저임금 부담도 국내 할인점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할인점의 손실로 인해 해외 할인점 부문 적자도 더해졌다. 무엇보다 중국 할인점 매각 과정에서 추가 충당금 1507억원이 발생해 242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자 당시 13개의 증권사들이 롯데쇼핑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이전까지 25만~30만원 사이였던 목표주가는 2분기 실적발표 후 20만원 초반까지 하향 조정됐다. 특히 8월20일에는 장중 17만8000원까지 하락, 최근 5년래 가장 주가가 낮았던 2016년 7월 17만5000원대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 10일까지 약 3주 동안 횡보세를 지속한 주가는 3분기 실적 전망치와 함께 소폭 상승했다. 3분기부터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실적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화점 부문은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한 기저효과, 대형마트 부문은 추석 연휴에 따른 외형 성장이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백화점과 마트의 이익증가, 중국을 포함한 해외마트의 손실규모 감소로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며 "상반기에 중국마트 매각 계약과 차입금 해소를 위한 증자, 폐점 비용 관련 충당금 설정까지 완료된 상황으로, 시장의 우려와 달리 중국 마트 관련 불확실성은 제거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1010억원대에 달했던 롯데쇼핑 해외마트 부문의 영업적자는 올해 3분기 350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지난 8월 중국 화북 및 화동 지역 마트의 영업이관을 통해 영업손실 규모가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중국 대형마트는 12개점을 운영 중으로 4개는 매각 완료, 8개는 연내 폐점이 결정됐다.
하나금융투자는 롯데쇼핑의 불확실성 완화와 실적 모멘텀 회복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23만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9년은 사업 정상화의 원년이고 그 시작을 올해 3분기로 본다"며 "지난 4년 동안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중국 대형마트 철수로 전체 할인점 사업이 내년부터 흑자 전환하고 2020년에는 연간 연결 영업이익이 1조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예상 매출액 4조5780억원, 영업이익은 1650억원을 제시했다.
남옥진 연구원은 "현재 롯데쇼핑의 주가는 과거 경제위기 수준이며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4배로 역사적 저점"이라며 "이러한 저평가는 중국 마트 매각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연결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는 3분기부터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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