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일본 9개 콘덴서 업체 ‘가격 담합’ 적발…360억원 과징금 부과
2000년 부터 15년간 가격담합 논의…삼성·LG 국내 수요처에 악영향
2018-09-16 14:21:00 2018-09-16 14:21: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알루미늄·탄탈 콘데서 공급가격을 담합해온 일본국적의 콘덴서 제조·판매사들을 적발하고 3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니치콘, 산요전기 등 일본 내 알루미늄 콘덴서 6개 제조·판매사들과 탄탈 콘덴서 7개 제조·판매사들이 담합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에게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과징금과 함께 검찰 고발을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적발된 업체는 니치콘, 산요전기, 엘나, 히타치화성일렉트로닉스, 루비콘, 일본케미콘, 토킨, 마츠오전기, 비쉐이폴리텍 등 9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사장회 모임을 열고 해외가격 경쟁을 회피하기 위한 대응을 논의하고, 수요처가 같은 업체들끼리는 개별 경쟁업체 가격정보를 교환해 최저가격을 유지했다. 
 
업체들은 수요처의 가격인하 압력 상황에 직면하면 최대한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 내기 위해 가격협상력을 유지해야 했다. 또 원자재 가격인상이나 환율인하 등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요인이 발생한 경우에는 개별업체간 협상내용이 다르면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수요처를 설득하기 불리한 상황이었다.  
 
이에 업체들은 2000년 7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서로 간의 가격경쟁을 자제하는 방식으로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기본 원칙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가격인상 실행계획과 전략을 모의했다. 수요처가 같은 경우에는 수요처에 제시하는 견적가격을 조율함으로써 공급가격수준을 유지해왔다. 
 
특히 업체들 간에도 생산량·매출액 정보를 통해 서로 간의 합의 준수를 이행하는 여부를 감시하기도 했다.
 
이런 담합으로 삼성·LG 등 국내 대형 수요처에 공급하는 콘덴서 가격이 유지되거나 인상됐고, 생산한 제품 가격과 품질 경쟁력 하락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담합이 이뤄진 기간 한국으로 수출된 콘데서 공급가격은 약 7366억원(알루미늄 2438억원, 탄탈 4928억원)으로 담합에 참여한 업체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알루미늄 콘덴서가 60~70%, 탄탈 콘덴서가 40~50%를 차지한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9개 콘덴서 제조·판매사에게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360억9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했다.
 
알루미늄 콘덴서 업체 중에서는 루비콘이 46억9100만원, 탄탈 콘덴서 업체 중에서는 토킨이 130억5100만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아울러 4개 법인과 일본케미콘 소속 직원 1명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무려 10년 이상 장기간 지속된 수입 중간재 시장에서의 반경쟁 행위를 차단시켰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국내로 수입되는 알루미늄 콘덴서와 탄탈 콘덴서의 가격경쟁이 촉진돼 관련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공정위는 중간재 수입품 시장에서 한국경제에 영향을 주는 외국사업자들의 담합행위에 대해 국내 사업자와 동일하게 보다 세밀하게 감시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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