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 3사의 인터넷(IP)TV가 IPTV는 인공지능(AI), 3차원(3D) 안면인식, 증강현실(AR) 등 신기술을 접목하며 유료방송시장에서 케이블TV 가입자 수를 추월,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의 또 다른 축인 케이블TV들도 이에 맞대응해 사용자 기반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다만 CJ헬로와 딜라이브가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상태여서 판을 키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자료를 보면 상반기 IPTV 가입자수는 1601만명으로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 45.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케이블TV는 144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점유율로는 41.5%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IPTV가 1422만281명의 가입자를 기록하며 케이블TV(1409만7123명)를 처음으로 추월한 이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IPTV 사업자들은 맞춤형 서비스 및 AI·AR 등 신기술을 접목한 콘텐츠 차별화로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KT의 올레tv는 실시간 고객 맞춤형 콘텐츠 제공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평소 콘텐츠 시청 패턴과 주문형비디오(VOD) 시청 후 입력한 별점 평가를 기반으로 개인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모션인식 AR도 접목했다. 모션인식 AR은 스마트폰 앞에 있는 객체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TV 속에 아이의 모습이 합성돼 발레, 태권도 등을 할 수 있다. 거실을 배경으로 한 화면에서 3D 공룡과 우주 체험도 가능하다.
LG유플러스의 U+TV에서 프로야구 AR입체중계 스비스를 즐길 수 있다. 사진/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의 Btv는 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 업체가 주로 사용하는 종합분석형(MF, Matrix Factorization) 알고리즘 방식을 도입했다. MF 방식이 적용된 고객 맞춤형 서비스는 고객의 시청 횟수, 이력, 유·무료 여부, 평점 등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키즈프로그램인 '살아 있는 동화' 서비스에는 AR과 가상현실(VR) 기술을 넣었다. 아이 얼굴을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찍어 TV로 전송하면 화면 속 주인공이 돼 20여 가지의 표정 변화가 가능한 방식이다. 3D 안면인식 기술과 실시간 표정 자동생성 및 랜더링 기술 등 SK텔레콤 'T리얼' 플랫폼이 적용됐다.
LG유플러스의 U+TV는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영화 콘텐츠 분야에 적용됐다. 고객의 영화 평점 등을 분석해 맞춤형 영화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AR 기술을 스포츠와 유아 프로그램에도 적극 적용한다. 이달 한달간 U+프로야구에서 데이터와 그래픽을 활용한 'AR입체중계' 서비스에 나선다. 경기 중 실시간으로 투구·타구·주루·수비 궤적 등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 나라 2.0'에서는 AR 놀이플랫폼 '생생 체험학습'을 통해 아이가 그린 그림이 TV에서 나오는 내가 만든 그림책, 모션인식 서비스인 도레미 물감놀이, 비눗방울 톡톡 등을 접할 수 있다.
케이블TV도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나서며 가입자 이탈 최소화에 나섰다. CJ헬로는 AI 기반 플랫폼 알래스카를 기반으로 시청자가 자신만의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를 갖는 것이 가능토록 했다. 알래스카는 AI·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시청자의 취향에 맞춘 추천 콘텐츠를 알아서 목록에 띄워주고, 사용 경향을 분석해 메뉴 구성 역시 변경해준다. 현재 키즈 전용관을 출시했고, 향후 시니어 전용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니치마켓(수요가 본격적으로 발굴되지 않은 틈새시장)을 쪼개 맞춤형 전략에 나서는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빅데이터 완화 정책이 본격화되면 활용도가 더 커질 것으로도 전망했다. 딜라이브는 AI 기술 결합을 위해 카카오와 제휴 중이다. 하반기에는 카카오미니를 케이블 셋탑박스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박스에 연동시키고 음성명령을 통해 딜라이브의 방송 및 OTT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가령 카카오미니에 채널 변경과 VOD 검색, 전원설정 등 음성 명령만으로 편리하게 딜라이브 방송 및 OTT박스를 즐길 수 있다.
케이블TV가 전제적 매물로 거론되는 상태여서 IPTV와 정면 맞대결은 힘든 상황이다. 기술 결합을 통해방송환경 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판을 벌리는 데는 제약이 발생, 단기적으로 가입자수 이탈은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딜라이브가 매물로 나와있고, CJ헬로도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IPTV로의 이탈을 막기 위해 케이블TV 가입자에게 특별한 서비스 제공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도 "케이블TV 사업자가 피인수 대상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경쟁적인 기술 확대에는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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