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소상공인 "최저임금 감당 불가…생존권 보장해달라"
3만여명 광화문광장 투쟁…"경제 정책 대전환, 대통령이 나서야"
2018-08-29 17:36:54 2018-08-29 17:36:54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인건비, 임대료, 최저임금 상승으로 도저히 살 수가 없어서 총궐기에 참여했다. 공무원과 정치인 들이 책상에 앉아서 비현실적인 정책만 쏟아내고 있다. 일주일 만이라도 자영업을 체험하고 정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가 열렸다. 폭우가 쏟아진 굳은 날에도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대한미용사회중앙회, 대한제과협회 등 전국 150여개 단체의 3만여명이 모였다.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60평 규모 한식당을 운영하는 신영민씨(이하 가명, 62·남)는 "서울까지 와서 투쟁을 하는 게 사실 부담이 된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자영업자의 목소리를 내야 달라지지 않을까 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며 "4대보험 가입하면 일자리안정자금으로 13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오히려 세금으로 40만원 낸다. 세금을 제대로 내고 싶어도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이어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30년 동안 삼겹살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용림씨(66·남)는 "IMF 시절도 지금보다 어렵지 않았다. 매출이 최악인 수준"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 매출이 20% 감소했다. 오늘 자리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자영업자의 목소리가 미세하게나마 반영됐으면 한다. 정부 사람들도 직접 자영업을 하면 현실을 공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서 총궐기에 참석한 김정호씨(53·남)는 "제주도에서 빵집을 30년 동안 운영했는데, 지금처럼 힘든 때가 없다"며 "정부가 발표하는 지원책은 실업자를 구제하는 방편이지만 소상공인한테는 직격탄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점주보다 직원 급여가 더 많고, 직원보다 알바생 급여가 더 많다. 점주도 먹고살아야 하다보니 알바생과 직원을 내보내야 하는 현실이다. 이처럼 악순환 반복되고 있어 올바른 정책이 아니라고 본다"고 피력했다.
 
본격적인 국민대회 행사에 접어들자 소상공인의 정부를 향한 성토가 고조됐다. 개회사에 나선 최승재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 공동대표(소상공인연합회장)는 "5인미만 사업장 소상공인 업종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라는 소상공인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노동자 위원들과 공익위원만으로 일방적으로 결정된 2019년도 최저임금 결정안은 절차적으로, 내용적으로 정당성을 상실했다"며 "소상공인들에게 명백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자 하는 소상공인들이 한데 모여 한 목소리로 호소하고자 오늘 이렇게 역사의 현장 광화문으로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공동대표는 "소상공인도 존중받는 경제 정책 대전환을 대통령이 직접나서 선언해야 한다"며 "경제 정책 대전환의 실체를 보이기 위해 대통령 직속 소상공인·자영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를 즉각 설치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2019년도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의 50%를 소상공인 대표로 보장해야 한다"며 "지난 8월10일 입법예고된 대법원 판례를 무시한 주휴수당과 관련된 고용노동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일반 소상공인 발언을 위해 단상에 오른 용인 서해회바다 원상우 대표는 "가게가 잘되면 직원들 임금을 더 주고 싶은데 가게는 어렵고 최저임금이 또 오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리 가게는 인건비로 월 800만원, 임대료로 400만원, 전기료와 갈수록 오르는 활어값과 야채값을 고려하면 이번 달도 적자가 뻔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저희 가족은 어떻게 살아가야 합니까"라며 "대통령께서 700만 소상공인들의 애끊는 소리를 듣고 계십니까. 부디 '소상공인도 국민이다'라고 절규하는 저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편의점 대표 김미연씨(여)와 제과점 대표 배정열씨가 결의문을 통해 " 5인미만 사업장 소상공인 업종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을 즉시 마련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며 "처저임금 제도 개선을 위해 국회가 관련된 입법을 처리할 것을 촉구하며,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해 나갈 것을 결의한다"고 덧붙였다.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는 서울 광화문에서 29일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운동연대 추산 전국 150여개 단체의 3만여명이 모였다. 사진=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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