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대학교가 서울에서 6년 연속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5일 공개한 서울지역 에너지다소비건물(공동주택 제외) 2017년도 에너지 사용량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는 서울 에너지다소비건물 333곳 중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다소비건물은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2000TOE(석유환산톤) 이상인 건물이다.
특히, 111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서울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대학교와 병원, 백화점, 상용건물 같은 서울시내 대형건물들의 에너지 소비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7년 에너지다소비건물 총 333곳 중 112곳은 전년 대비 에너지사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별 에너지 소비량을 살펴보면, 서울대학교가 5만1688TOE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위 KT목동IDC(4만6235TOE), 3위 LG가산디지털센터(가산IDC, 4만1533TOE), 4위 삼성서울병원(3만4956TOE), 5위 서울아산병원(3만3135TOE), 6위 SKbroadband(주)서초1센터, 7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8위 세종텔레콤 주식회사, 9위 LG U+ 서초IDC2센터, 10위 SKbroadband(주)서초2센터 순이었다.
서울대학교는 2012년 이후 6년 연속 서울 지역에서 에너지사용이 가장 많은 시설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시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는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전력피크관리하고, 고효율설비로 교체하는 등 에너지 절감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에너지사용량은 지난해 대비 4469TOE나 증가했다.
구충완 경기대학교 교수는 “에너지다소비사업자 수와 에너지사용량이 매년 증가하는 원인과 현행 에너지다소비사업자 관리제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다소비건물 숫자도 증가세다. 에너지다소비건물은 지난 2012년 271곳에서 2017년 333곳으로 5년간 22.8%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이들 건물의 에너지사용량도 167만7000TOE에서 193만3000TOE로 15.3% 증가했다.
에너지다소비건물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관련법령에 따라 에너지사용량 신고 및 에너지 진단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있는데, 한국에너지공단에 에너지 관리·지도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전년 대비 에너지사용량이 증가한 상위 3곳은 한국공항공사 서울지역본부, 서울대학교, (주)롯데물산 순으로 나타났다. 사용량이 증가한 이유로는 증·신축건물 준공에 따른 입주율 상승, 이용객 증가, 신규 설비 도입 등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에너지 사용량이 감소된 건물은 (주)엘지씨엔에스 상암 IT센터, 주식회사 패션티브이관리, (주)LG유플러스 논현IDC 순으로 주요 절감사유로는 설비 이전, 인버터 방식 전산장비 전력제어 도입, 고효율 냉방장치 설치·운영, 냉방설비 대온도차 제어, LED조명 교체 등 건물 특성에 맞게 에너지 절약을 추진한데 따른 결과다.
에너지다소비건물 지정 제도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최근 에너지다소비건물 수와 에너지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박사는 현재 에너지수요관리정책이 실종된 상태라며 그 원인으로 정부의 에너지다소비사업자 관리·감독 부실을 꼬집었다. 이 박사는 “서울시가 에너지다소비사업자에 대한 관리 의지가 높은 반면 권한이 없는 상황”이라며 “수요관리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9도로 사상 최악의 폭염이 예고된 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양산과 부채를 든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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