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여름은 '소설의 계절'이란 말이 있지만 올해는 다르다. 에세이의 유쾌한 반란이 이어지고 있다.
31일 교보문고가 올해 7월 판매 동향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에세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6% 판매가 증가한 반면, 소설은 18.7% 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총 판매량으로 따지면 여전히 소설이 에세이보다 많으나, 판매 비중으로 보면 지난해에 비해 에세이의 영향력이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2017년 7월 70.6% 대 29.4%였던 소설 대 에세이 판매 비중은 올해 7월 57.8% 대 42.2%로 격차가 줄었다. 7월 셋째주 교보문고의 집계에 따르면 에세이는 베스트셀러 20위권에서도 강세다. 절반인 10종을 차지하고 있다.
올 여름 '에세이 열풍'이 확산되는 주 요인은 '소셜미디어(SNS)'다. 인플루언서가 썼거나 이미지로 공유하기 좋은 캐릭터 책, 입소문을 탄 책 등이 대형서점의 높은 순위에 자리하게 된다.
최근 서점가에서 강세를 보이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독립출판물로 나왔지만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급기야 대형서점까지 진출했다.
SNS에서 입소문을 타거나 캐릭터를 내세운 에세이들이 올 여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사진/교보문고
SNS 팔로워 10만명이 넘는 하태완 작가의 '모든 순간이 너였다', 곰돌이 푸 캐릭터로 상반기 내내 인기몰이를 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등도 대표 사례에 해당된다.
행복이나 관계, 관심끄기 등의 주제를 다룬 에세이의 수요도 높다.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등이 서점가의 20위 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세이의 주 독자층은 대체로 20~30대 여성이다. 교보문고의 7월 에세이 분야의 성별 연령별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20대 여성이 22.88%, 30대 여성이 22.40%로 가장 많다. 여성 비중도 70.76%로 소설 분야의 여성 비중 61.51%보다 10%P 가까이 많다.
김현정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베스트셀러담당은 "보통 여름 휴가철이 시작될 때 소설분야는 인기 신간들을 많이 쏟아내며 성수기를 맞이 하는데, 올해는 에세이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SNS', '캐릭터', '탈진증후군' 등 키워드와 관련된 책들이다. 하반기에도 출판계의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키워드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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