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올해 상반기에는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체크슈머(Check+Consumer)'가 부쩍 증가했으며, 트렌드에 민감한 '영포티(Young forty)'가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했다.
23일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이 상반기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는 화장품 구매 시에도 화학성분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실제 올리브영에서는 연초부터 '마녀공장', '셀퓨전씨', '이즈앤트리', '아임프롬' 등 착한 성분을 앞세운 중소 화장품 브랜드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자연 유래 성분의 저자극 브랜드로, 이들 상품은 올해 상반기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서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매출이 200% 신장했다.
특히 아임프롬은 지난달 27일부터 진행된 '즐거운 동행 상품전'에서 대표 상품인 '허니마스크'를 비롯해 '머그워트 에센스', '머그워트 마스크', '볼케이닉 마스크' 등 4종이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모두 품절되기도 했다. 마녀공장 역시 올리브영 입점 1년도 채 되지 않아 월평균 매출이 초기보다 8배나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생리대 파동 이후 유기농 상품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나트라케어는 일반 생리대에 비해 가격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위생용품으로는 처음으로 올리브영 전체 매출 10위권에 포진했다.
'젊은 중년'을 의미하는 영포티도 약진했다. 이들은 이전 세대의 '40대'와는 다르게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한편 새로운 것에도 큰 거부감 없이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 유통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2년만해도 올리브영에서 40대 이상 회원 고객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6.8%에 불과했지만, 2년 뒤인 2014년에는 10.9%로, 지난 2016년에는 16%에 이어 지난해 18%, 올 상반기에는 20.7%로 뛰어올랐다.
영포티는 비타민이나 네일스티커와 같이 '건강'과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상품에 지갑을 열었다. 비타민과 미네랄 등 건강기능식품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70% 매출이 늘었으며, 같은 기간 네일스티커 역시 80% 매출이 늘었다.
특정상품에 대한 성수기 공식도 깨졌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 상품의 성수기는 6월, 황사마스크는 4월, 네일스티커는 휴가철인 7~8월에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다. 하지만 최근 이들 제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을 살펴보면, 특별한 시기에 편중되지 않는 '시즌리스(Seasonless)' 경향이 두드러졌다.
실제 올해는 미세먼지와 황사가 연초부터 기승을 부리면서 1월부터 5월까지 전반적으로 황사마스크 매출이 높게 나타나 전년 동기 대비 180% 늘었다. 몸매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슬리밍 제품 역시 성수기인 여름 외에도 연중 매출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다이어트 제품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75% 신장됐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경기 불황 외에도 기후와 사회적 관심이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반기에는 건강한 아름다움의 트렌드를 제시할 수 있는 '뷰티' 카테고리에 집중해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명동본점을 찾은 고객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CJ올리브네트웍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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