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 등을 수사해 온 검찰 특별수사단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등 현직 의원과 공무원 등 5명을 재판에 넘기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독립된 수사단을 꾸려 진실규명에 나섰지만 수사상 외압 의혹인 의원·검찰간 커넥션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은 16일 권 의원과 같은 당 염동열 의원을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과 공모해 특정인원을 부당하게 특혜 채용한 전 강원랜드 리조트본부장 전모씨도 이날 불구속 기소됐다.
조사단에 따르면,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당시 사장이었던 최흥집 강원랜드 대표이사와 리조트본부장 전모씨 등과 공모해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과정에서 의원실 인턴비서 등 11명을 채용토록 인사팀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또 2013년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강원랜드 대표이사 등으로부터 개별소비세법 개정안과 강원랜드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자신의 비서관 A씨를 특채하도록 강원랜드 인사팀장에게 압력을 넣은 혐의(제3자뇌물수수 및 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권 의원은 이와 함께 2013년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와준 B씨를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지명하도록 산업부를 통해 광해공단에 지시해 B씨가 사외이사로 지명받도록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받고 있다.
염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자신의 보좌진과 최 전 사장 등과 공모해 지인과 지지자 자녀 등 39명을 채용하도록 강원랜드 인사팀장 등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다. 당시 염 의원은 강원랜드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이었다.
앞서 특별수사단은 강원랜드 측으로부터 카지노업 편의 도모와 관련된 부정한 청탁을 받고 뇌물을 수수한 문체부 서기관 구모씨를 지난 6월5일 불구속 기소했다.
그리고 이에 앞서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 알선 명목으로 응시자 2명으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전 한나라당 강원도당 부위원장 김모씨를 지난 4월27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지난 6월21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구씨는 2012년 6월 직권을 남용해 문체부 부이사관을 강원랜드 본부장급 임원으로 채용케 한 혐의와(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2013년 1월 강원랜드 대표이사 등으로부터 카지노업 편의 도모 등 부정한 청탁을 받고 친·인척 2명을 특혜 채용케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을 받고 있다.
김씨는 2013년 3월,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 알선 명목으로 응시자 2명의 부모로부터 합계 4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번 사건의 핵심에 있는 최 전 강원랜드 대표는 2017년 11월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 6월21일 보석허가를 받고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수사가 마무리 되면서, 특별수사단의 160일간 조사 치고는 알멩이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 총장은 지난 2월6일 특별수사단장으로 양부남 광주지검장을 임명하면서 "수사에 관한 전권은 양 단장이 가지며, 총장에게도 수사상황을 보고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난 5월15일 문 총장이 권 의원 등에 대한 구속수사를 주장하는 수사단의 방침에 개입했다는 폭로가 수사단 내부에서 터져나오면서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의 정치인 수사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특별조사단이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수사의 동력은 급히 떨어졌다.
특별수사단이 청구한 권 의원 등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건건이 기각된 것도 법조계에서는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한 전직 검찰 간부는 "애초에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수사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강원랜드 채용 과정 부정 청탁 의혹으로 16일 불구속 기소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왼쪽). 같은 당 염동열 의원이 지난 5월23일 강원 태백시장 선거에 나선 자유한국당 임남규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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