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롯데그룹이 유통사업 전반에 AI(인공지능)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트렌드 제안은 물론 제품 개발까지 'AI' 활용 영역을 전방위로 확대 중이다.
롯데의 이같은 움직임은 신동빈 회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강조한 '디지털 전환'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신 회장은 인공지능과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ICT 기술을 모든 사업 프로세스에 적용해 혁신을 이루자고 밝힌 바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AI 쇼핑가이드 '로사'를 선보인 롯데백화점은 세계 최초로 온오프라인 채널별로 AI을 활용한 유통서비스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엔 '로사'를 통해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기능에 이어 트렌드 제안 기능이 추가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출시 당시 패션에만 국한됐던 로사의 상품 기능 추천 기능은 최근 식품과 가전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기능에서 영역을 확대해 트렌드 분석 및 제안에 나서는 AI 기능은 로사가 최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로사가 발전을 거듭하면 상품 기획 자체를 AI가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며 "데이터가 쌓이면서 다양한 시도를 덧붙일 수 있는 것이 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챗봇을 활용한 상담 시스템 도입 등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상담주문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시작했다.
이를 통해 고객의 구매성향을 분석하고 타깃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서비스 개발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엄일섭 롯데홈쇼핑 CS혁신부문장은 "TV홈쇼핑 고객에 대한 최접점 서비스 수단인 상담주문 서비스에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식품업계 안에서 가장 적극적인 AI 활용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 2016년 12월 IBM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AI를 활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맛과 소재, 식감 등의 잠재적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신개념 트렌드 분석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롯데제과는 IBM의 AI 컴퓨터 '왓슨'을 이용해 8만여 개의 인터넷 사이트와 식품 관련 사이트에 게재된 1000만여 개의 소비자 반응 및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채널 정보를 수집한 바 있다. 관련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결과물로 나온 것이 바로 '빼빼로 카카오닙스'와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다.
최근엔 국내 최초 AI 맞춤형 캐릭터 로봇 '쵸니봇'과 AI 기술을 접목한 안내 로봇 '스윗봇'을 양평동 본사에서 선보이는 등 관련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가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AI 등을 통한 미래형 점포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AI를 활용한 '스마트 포스시스템', '최첨단 음성인식 시스템' 등 차세대 신기술 및 점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닷컴도 지난달 21일 '말로 하는 쇼핑' 서비스를 검색에서 결제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리뉴얼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말 KT와 'AI 쇼핑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베타 버전으로 먼저 선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이 제시한 경영화두에 발맞춰 유통업계에선 AI 서비스 확대에 가장 적극적"이라며 "최근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도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AI 시대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고객이 서울 소공동 본점에서 이미지 인식 서비스 ‘로사’를 통해 상품을 추천 받으면서 쇼핑하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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