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홈쇼핑업계가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한 콘텐츠 발굴에 전력투구 중이다. 'TV'라는 플랫폼이 '올드 미디어'로 인식되는 가운데 더이상 주부들만의 쇼핑채널로 남아서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사들은 최근 공연, 엔터, 강연 등 문화를 결합한 '컬쳐마케팅'이 한창이다. 젊은 1~2인 가구 증가 속에 고객층을 2030세대까지 아우르겠다는 복안에서다.
판매방송에 인기 아이돌이 직접 출연하고, 본거지인 TV를 벗어나 모바일·SNS을 활용한 마케팅도 병행한다. TV 시청이 적은 젊은 직장인을 겨냥한 유인책인 셈이다.
상품군 구성도 훨씬 다양해졌다. 패션·뷰티·가전 등 전통적 판매상품 외에도 소비자들에게 주목받는 문화콘텐츠까지 대폭 확대 중이다.
CJ오쇼핑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쇼퍼테인먼트 콘텐츠 생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다.
최근에는 CJ E&M과 CJ오쇼핑이 합병한 뒤 CJ ENM 오쇼핑으로 정식 출범해 더 적극적인 행보가 기대된다. 지난 6일엔 합병 후 첫 컬쳐 프로젝트로 새벽 1시부터 한 시간 동안 뮤지컬 명성황후 시즌 마지막 공연인 성남아트센터 공연 예매권을 판매했다. 앞으로도 분기별로 2회에 걸쳐 컬쳐프로젝트를 진행해 음악과 뮤지컬, 영화, 미술,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문화 아이콘을 찾는 실험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오쇼핑은 지난 2015년에 처음으로 가수 루시드폴이 방송에 출연해 앨범과 귤을 함께 팔았고, 지난해엔 아이돌 슈퍼주니어 슈퍼마켓을 진행해 모든 판매 상품을 완판시켰다.
올해는 코빅마켓이라는 코너를 통해 코미디빅리그 출연자들이 나와 청소기와 면도기 등을 매진시키기도 했다. 또한 T커머스 채널 CJ오쇼핑플러스에서는 유튜버와 개그맨 등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며 2030세대 유입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더 스테이지'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콘텐츠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 '엘 스테이지'에서 프로그램을 변경했다. 앞서 엘 스테이지에서는 뮤지컬 '타이타닉', '닥터 지바고' 티켓을 완판시키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더 스테이지는 홈쇼핑과 문화 콘텐츠의 만남이라는 취지로 업계의 마케팅 트렌드를 선도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향후 더 스테이지를 통해 어린이부터 전 세대에 아우르는 문화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현대홈쇼핑도 지난달 업계에선 처음으로 강연 형식의 교양 방송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인문학 강사로 젊은층에게 잘 알려진 최진기 강사가 출연해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의 이색 방송을 진행했다.
아울러 현대홈쇼핑은 매달 금요일 심야시간대에 젊은층 대상 방송을 1~2회 진행할 예정이다. 인테리어와 전자기기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최신 아이템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젊은 고객 확보와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고객층을 넓히기 위한 생존전략을 위해 기존 TV홈쇼핑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더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빅마켓 판매방송 캡쳐. 사진/CJ ENM 오쇼핑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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