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노동시간 단축은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이 한국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일 노동시간 단축 시행 첫주를 맞아 300인 이상 기업을 현장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장관은 경기 부천 소재 에이엔피와 시흥 소재 대용산업을 방문해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 제도적 변화 속에서 기업인들이 느끼는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청취했다.
이날 중소기업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홍 장관은 "(한국 경제는) 고도성장을 멈추고 성장률이 저하된 상황이다. 서민경제에 잘 돌아가고 중소기업이 잘 돼야 한국경제가 살아난다"며 "노동시간 단축은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쇠락하는 경제 추세를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철 대용산업 회장과 전운관 에이엔피 대표는 정부 정책 방향에 동의하면서도 노동시간 단축으로 기존 근로자의 급여감소와 이로 인한 이직의 어려움 등 애로사항이 많다고 호소했다. 에이엔피, 대용산업은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7월1일부터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해야 하는 종업원이 300인 이상 중소기업이다.
정희철 대용산업 회장은 "52시간 근무제도에 대해 환영을 한다. 저희는 지난 6월달부터 적용을 해 왔다"면서도 "일반 생산직은 문제가 안 되는데, 24시간 돌아가는 용광로 쪽 가동에는 주 52시간을 넘기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근을 못해서 생산을 못하거나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자금력 부족으로 설비 투자를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상당히 많다"며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잘 제시하고, 완만히 시행했다면 제도가 잘 정착됐을 것이다. 앞으로 1~2년 유예기간을 주고 정부가 지도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운관 에이엔피 대표는 "2조2교대를 하다가 2006년에 3조2교대를 시행하고 있어 주52시간 근로제 시행의 영향은 없다"면서도 "52시간 주단위로 가면 3조2교대를 가면 탄력근무제에 따른 연차를 썼을 때 어길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정부 가이드라인에서 미비한 부분이 있다"며 "고객사를 상대로 한 품질보증이나 영업 출장 등 접대하는 부분에서 명확한 지침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홍종학 장관은 정부 시책을 적극 수용하려는 중소기업인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면서, 지속가능한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된 기업의 비용증가와 근로자 임금감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 '청년고용장려금 사업'도 소개했다.
홍 장관은 "정부는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중소기업을 지원해서 한국경제를 살려보자는 게 정책 목표"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더 좋은 정책으로 중소기업을 꼭 살려내겠다"고 덧붙였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전운관 에이엔피 대표로부터 회사 브리핑을 받고 있다. 사진=중기부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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