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신동빈 회장…일본 롯데 주총에 황각규 급파
신 회장 부재 속 열리는 첫 주총 '변수'…"반전은 없을 듯"
2018-06-28 15:51:13 2018-06-28 15:51:13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사직 해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 회장은 그동안 네 차례의 주총 표대결에서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모두 압승했다. 하지만 이번 주총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자신의 부재 속에 치뤄지는 첫 주총이라는 점이 불안요소가 되고 있어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의 해임안이 상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29일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열린다. 여기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선임안도 동시 상정됨에 따라 경영권을 둘러싸고 또 한 번의 형제간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번 주총은 지난 2015년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다섯번째 주총이다. 이전까지 신 회장은 네 번의 정기 및 임시 주총에 모두 참석했지만 이번만은 구속 수감으로 인해 발이 묶였다.
 
신 회장은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최근 법원에 보석을 신청하며 주총 참석의 절실함을 호소했지만, 법원은 현재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보석 허가 여부가 주총 전에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전망이다.
 
이에 신 회장도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주총을 하루 앞둔 이날 자신의 오른팔이나 다름없는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을 일본으로 급파했다. 황 부회장은 신 회장을 대신해 일본 내 주주들을 설득하는 임무를 맡았으며,이를 위해 신 회장의 서신도 챙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신에는 신 회장에 대한 변함없이 지지를 호소하고 주총이 원만하게 열릴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 부회장 외에도 민형기 컴플라이언스 위원장,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이태섭 준법경영실장 등 롯데 수뇌부들이 모두 일본으로 출국하며 주총 승리를 사수하기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 안팎에선 이번 주총도 앞서 네 번의 표 대결과 같이 신 회장이 낙승을 끝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고 신동주 선임은 불발되는 경우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일본 롯데에서도 신 회장에 대한 우호도가 높다"며 "일본의 재계의 관행상 구속된 대표는 물러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구속 수감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난 아직까지 별다른 동요가 없다는 것도 이같은 신임을 증명하는 대목"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변수는 신 회장의 부재 속 열리는 첫 주총이라는 점이다. 신 회장의 주총 불참은 신 전 부회장이 일본 주주들에게 도덕성을 강조할 명분을 준 것이나 다름없다. 최악의 경우 신 회장의 해임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그동안 롯데지주를 설립하는 등 일본 기업이라는 누명을 벗기 위한 지주화 작업을 주도해왔다. 동시에 원리더로써 한일 롯데의 중재자 역할도 도맡았다. 그러나 주총에서 패배해 일본 롯데의 이사직을 상실할 경우 50여 년간 공조해온 한일 롯데의 이원화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일본인 경영진의 일본 롯데 이익 극대화를 위한 한국 롯데 경영에 대한 간섭이 심해질 것이라는 게 재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부재 속에 주총이 열리는 건 이전까지 없던 상황이라 예상하기 어렵지만 반전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로서는 주총 전 일본 경영진을 최대한 설득하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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