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대 삼성, 쫓고 쫓기는 파운드리 추격전
2018-06-27 16:37:36 2018-06-27 16:37:3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하반기로 예정됐던 일정을 앞당겨 7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에 돌입했다. TSMC는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사인 퀄컴의 수탁생산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하반기 EUV 7나노 공정에 들어갈 예정인 삼성전자의 조바심도 커지게 됐다.  
 
27일 반도체업계 및 주요 외신에 따르면 퀄컴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이 TSMC의 7나노에서 양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AP를 비롯해 5세대(5G) 이동통신 모뎀 칩도 퀄컴이 삼성전자에서 TSMC로 생산처를 옮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퀄컴은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최대 고객이다.
 
삼성전자는 TSMC와 미세공정 경쟁 중이다. 삼성전자는 14나노 공정에서 먼저 양산에 나서며 승기를 잡았다. 당시 퀄컴은 AP 전량을 TSMC에 맡기고 있었지만 14나노 이후 삼성전자로 생산처를 옮겼다. 하지만 TSMC가 7나노 양산에 먼저 성공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TSMC는 애플의 AP 수탁생산도 이미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로 대형 고객사가 모두 이탈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 전경. 사진/TSMC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72%다. 50.4%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TSMC에 한참 못 미친다. 삼성전자가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9.9%), 대만 UMC(8.16%)를 제치고 올해 목표인 2위를 달성한다고 해도 최대 고객사를 모두 놓치게 되면 TSMC와의 격차는 줄이기 힘들다.
 
7나노 경쟁에서는 삼성전자가 한발 뒤졌지만, 시장 주도권을 놓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지속되고 있다. 최대 관건은 미세공정 양산 시점이다. 고객사 확보도 여기에서 승부가 갈린다. 삼성전자는 삼성 파운드리포럼 2018에서 3나노 제품을 2020년 개발해 2021년부터 본격 양산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지난 1월 TSMC가 5나노 공정 개발에 나서자, 3나노 공정 직행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자 TSMC는 2025년까지 2나노 제품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격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미세공정을 강화하자 격차를 더 벌려 삼성전자의 사업 확대 의지를 꺾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고객사를 잡기 위해 양사의 투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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