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9을 오는 8월 조기 출시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약화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한편 둔화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역성장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상반기 IM부문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갤럭시노트9의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 및 판매 전략 수립이 마련됐다는 전언이다.
25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을 오는 8월 초 공개해 같은달 말 즈음 출시할 것으로 관측됐다. 앞서 블룸버그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갤럭시노트9이 8월9일 뉴욕에서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8월2일과 9일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인 갤럭시노트8의 경우 지난해 8월23일 공개하고 9월21일 출시됐다. 갤럭시노트9 공개 행사(언팩)가 8월2일 개최되면 출시일도 전작보다 20일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딜라이트관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9을 예상보다 일찍 출시하는 것은 프리미엄 시장 선점 효과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월로 예정된 애플의 아이폰 출시와도 겹치지 않는다. 애플은 6.5인치 대화면을 비롯한 신제품을 3종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9의 판매량이 2분기 들어 부진한 점도 갤럭시노트9 조기 출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16일 출시된 갤럭시S9의 1분기 출하 성적은 양호했지만 실제 판매가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9이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세 번째 빠른 속도로 출하량 100만대를 돌파했지만 신제품 효과가 줄어들면서 2분기 추정 출하량은 기존 1500만대에서 950만대로 대폭 줄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추세라면 갤럭시S9의 출시 첫해 출하량은 3000만대 초반에 그쳐 갤럭시S3 이후 역대 최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날 열린 IM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8월 조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갤럭시노트9의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열린 전략회의는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과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의 기조 발제로 시작해 사례 발표와 토의가 이어졌다. 상반기 전략 제품인 갤럭시S9의 전세계 판매 현황 점검과 평가, 8월 등판되는 갤럭시노트9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9의 조기 출시에 대해 극약처방일 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묘수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조기 출시한 갤럭시S9 효과로 1분기 반짝 실적을 내고 2분기 실적 추정치가 떨어진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갤럭시노트9 외관은 갤럭시노트8, 하드웨어 사양은 갤럭시S9 시리즈와 유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형과 성능이 기존 제품에 견줘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소비자 구매 욕구를 끌어내 힘들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폰시장은 폼팩터 변화 없이 비슷한 사양의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교체주기가 길어지고 있다"며 "만약 갤럭시노트9이 업계 예상대로 기존 제품과 디자인 차별점이 별로 없다면 실적도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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