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2018 확대경영회의'(이하 회의)를 주재한다.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의무를 재강조해 관행에 찌든 재벌의 변화를 주도한다.
SK는 오는 26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 회장을 비롯해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7개 위원장,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개최한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체제의 확대경영회의는 최 회장이 8·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지난 2015년 8월 처음으로 열렸다. 올해가 네 번째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는 글로벌 경영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신년회에서 올해 실천해야 할 4가지 과제로 ▲더블 바텀라인을 위한 사회적 가치 본격 창출 ▲공유 인프라에 대한 가시적 성과 ▲글로벌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확보 ▲일하는 방식의 혁신 등을 제안한 바 있다. 더블 바텀라인은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최 회장이 처음 도입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계열사 CEO들에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각종 강연에서 강조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와 공유 인프라 확충에 대한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SK 관계자는 25일 "글로벌 경영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주요 주제로 논의하지만 사회적 가치와 공유 인프라도 함께 언급될 것"이라며 "최 회장과 조 의장, 계열사 CEO들이 차례로 발표하고 토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회의에서 해마다 다른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해 회의에서는 계열사 CEO들에게 사회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과 SK의 자산 중 어떤 것을 공유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을 요구했다. 2016년에는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했다. 최 회장은 2016년 회의에서 "지금은 서든데스(Sudden Death)의 시대로,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며 "혁신 속도와 강도를 높여 달라"고 주문했다. 2015년 회의에서는 투자 확대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요구했다.
이번 회의도 지난 2016년 회의부터 도입된 TED(기술·오락·디자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TED는 미국 비영리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연회로, 18분 내에 알릴 가치가 있는 것에 대해 자유롭게 발표하는 형식을 취한다. 최 회장도 지난 회의에서 캐주얼한 차림으로 무선 마이크를 달고 CEO들 앞에서 발표한 바 있다.
SK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총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하며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이중 13조7200억원을 담당해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한 것은 고민거리다. 쏠림 현상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SK 주요 3대 계열사의 1분기 총 영업이익 5조4044억원 중 SK하이닉스가 4조3673억원을 벌어들였다. 비중은 무려 80.81%였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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