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국내 보험사들의 현금성 자산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 등 대외환경 변화에 대비해 현금 보유비율의 재검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6일 발표한 ‘보험회사 현금성 자산비중의 하락세와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형손해보험사와 대형생명보험사의 자산비율은 각각 4%와 2%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금융위기 동안 손해보험회사가 6%에서 13%로, 생명보험사가 2.9%에서 5.5%로 현금성 자산 보유 비율을 늘린 이후 꾸준히 하향세가 이어진 것이다.
특히 대형생명보험사의 경우 중·소형사의 자산비율(4%)보다 낮았다.
보험연구원은 이처럼 현금성 보험사들의 자산비율이 감소하는 요인으로 해지율의 하락과 보장성 상품비중 상승 등을 꼽았다.
최근 들어 소비자보호차원에서 보험계약체결 과정이 엄격해지고, 이에 따라 불완전판매가 줄어 해약건수가 감소하며 현금보유 비율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보험사는 계약 해지시 해약환급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을 많이 보유해야 하지만, 해지율이 하락하면 현금성 자신비율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대형사의 주요 판매채널이 해지율이 낮은 전속설계사채널이라는 점도 대형보험회사와 중·소형사의 현금성 자산비중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반면 중·소형 보험회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해지율이 높은 방카슈랑스 및 GA(독립대리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보험연구원은 판매상품의 성격 또한 자산비중 하락세의 원인으로 분류했다.
대형보험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보장성보험의 경우 해지율이 낮지만, 중·소형사의 판매 비중이 높은 저축성상품의 경우 해지시 환급을 대비해야 하는 만큼 현금성 자산 보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대형사의 보장성 상품 비중은 49%로 절반에 달했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33%에 그쳤다.
아울러 최근 저금리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부채 및 자산 듀레이션(투자자금 회수기간) 갭이 확대돼 이를 축소시키고자 장기우량채권 투자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도 현금성 자산 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보험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비롯해 신흥국의 자본유출 확대 등 대외환경 급변에 대비해 보험회사들이 현금보유비율의 적정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미국 금리의 추가적 상승으로 국내 금리도 상승하면, 예상치 못한 해지율 상승으로 유동성 수요가 증가할 수 있어 이에 대비해 적정 유동성 보유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대량해약에 따라 현금유동이 부족할 경우 보유자산을 매각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유자산의 매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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