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시장님, 또 뽑을게요” “저도 저지만 이승로 후보님 꼭 좀 뽑아주세요.”
29일 오후 3시쯤 서울 성북구 돌곶이시장에선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이승로 성북구청장 후보가 그야말로 ‘쌍끌이 유세’를 진행했다. 전국구 인지도의 박 후보와 지역정치에서 잔뼈가 굵은 이 후보가 성북구 시·구의원 후보들과 함께 돌곶이시장을 방문하자 저녁장사를 준비하던 상인들이 구경하러 하나둘 밖으로 나왔다. 박 후보가 선공으로 젊은 상인이나 고객들을 공략하며 악수와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성북구 돌곶이 시장에서 김정현 사장 내외와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시장 내에서 모르는 사람 없다는 베테랑 상인들은 이 후보의 몫이었다. 이들 일행에만 많은 관심이 몰리자 동행한 기동민 국회의원은 “시장에선 내가 인기가 없네”라며 멋쩍은 모습이다.
남북관계 이슈 집중으로 지방선거 분위기가 바닥이라지만 이날 유세는 생각보다 뜨거웠다. 금세 시끄러워진 시장 분위기는 후보들 일행이 다녀간 이후에도 식지 않았다. 상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후보들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석관동에서만 30년 살았다는 김길한(57)씨는 “이승로 같이 솔선수범하는 사람이 정치해야 해. 잘 하는진 몰라도 박원순이 다른 후보보다 낫다”고 평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상인이 “박원순 잘하고 있구만”이라며 맞장구쳤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이승로 성북구청장 후보와 함께 성북구 돌곶이 시장에서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이날 유세는 박 후보가 진행 중인 ‘더불어승리’의 하나다. 박 후보는 예비후보로 등록한 지난 15일부터 송파구를 시작으로 ‘더불어승리’를 외치며 서울 25개 자치구를 다니고 있다. 31일 광진구까지 출근길 유세를 함께하면 25개 자치구를 보름 만에 다 돈 셈이다.
유세차도 거부하고 박 후보 혼자 서울 골목골목을 누비던 2014년 선거와는 딴 판이다. ‘원 팀’을 선언한 박 후보는 스스로 ‘야전사령관’을 자처했다. 박 후보는 “우리 25개 구청장이 다 당선되고 2개 보궐선거까지 당선돼서 서울이 압도적으로 이기면 경기도, 인천, 수도권이 확실히 우리가 이길 수 있다. 전국에 아주 큰 긍정적 변화의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앞서 6년 간 한전부지 개발, 서울로7017 등 굵직굵직한 사업마다 자치구와의 엇박자로 사업시기가 늦어지는 등 차질을 빚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박 후보는 “제가 시장을 해보니깐 시장 혼자만의 힘으로는 서울시를 바꾸기 힘들다. 구청장들이 또 함께 협력하고 연대해야 서울시를 제가 마음먹은 대로 정말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더불어승리’를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요즘 가장 즐겨먹는 것은 ‘삼선짜장’이다. 박 후보는 “삼선짜장이든 삼산짬뽕이든 짜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삼선이 중요하지”라며 웃었다. 그만의 아재개그지만, 박 후보의 간절한 바람이 묻어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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