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건설사들이 재개발 및 재건축 시공권 수주전에서 차별화를 위해 조식 제공 서비스를 공약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등은 계열 그룹의 백화점·호텔과 협력해 시너지를 내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건설사들이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주민들의 선호가 높아지고 있지만, 공동주택 내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할 수 없어 서비스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남 아파트를 중심으로 조식 서비스 제공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의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서비스 차별화의 방편으로 조식 제공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롯데건설은 오는 27일 흑석9구역 재개발 시공권 수주를 목표로 조식 제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흑석9구역 재개발은 공사비가 4440억원 규모로 사업성이 높아지면서 확정이익 보증금 논란 등 과열 경쟁양상이 빚어진 곳이다. 롯데건설은 오는 27일 GS건설과 시공권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차별화 전략으로 조식 카드를 꺼냈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해 서울 송파구 미성·크로바 재건축 공사에서도 롯데호텔과 협력을 통해 조식 제공 공약으로 시공권을 따냈다. 당시 롯데호텔에서 제공되는 프리미엄 조식 서비스를 아파트에 적용한다는 아이디어로 화제를 모았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오는 6월 공급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 청약자들의 반응이 괜찮아 아파트에도 사업을 확대한 것"이라면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제공할 경우 이용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현대백화점그룹과 협력해 조식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수주 당시 조식 서비스를 공약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현대백화점그룹의 식품유통 전문업체인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조식 서비스를 100회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유상으로 전환할 듯 보인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지난 4월에 수주한 서울시 강남구 디에이치자이 개포에서 조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특색에 따라 또는 정해진 조합원의 의견에 따라 조식 제공 서비스 적용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미 조식 서비스가 도입된 아파트들은 주민들의 반응이 호의적이라는 평가다. 가장 먼저 조식 서비스가 도입된 서울시 서초구 반포리체와 반포자이 등에서는 당일 판매가 소진되는 경우가 많아 물량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아파트 관리업체 관계자는 "매일 메뉴가 바뀌고 아침에 포장도 가능해서 이용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공동주택 내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한 공동시설 운영을 막고 있어 서비스가 다른 아파트 등으로 확대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반 아파트에서 조식 제공을 시도할 수 있지만 추가적으로 마련하는 공간이 없을 경우 도입되기가 어렵다"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아파트의 질을 높이는 차원의 서비스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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