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즈보컬 그레첸 팔라토 "내 노래의 핵심은 '나비' 같은 변화"
오는 5월19일 서울재즈페스티벌로 첫 내한 공연
2018-05-14 18:46:20 2018-05-15 08:56:34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그레첸 팔라토는 ‘악기’ 같은 목소리로 세계를 사로 잡고 있는 미국 출신의 재즈 보컬리스트다. 입술 모양을 움츠리거나 길게 늘어 뜨리면서 다양한 소리를 밴드의 음률에 자연스레 조화시킨다.
 
2005년 자신의 이름을 건 ‘그레첸 팔라토’로 데뷔했고 2009년 2집 정규 ‘인 어 드림(In a Dream)’으로 그 해의 빌보드 선정 ‘가장 매력적인 재즈 보컬 앨범’에 꼽히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이후 재즈피아니스트 허비 행콕과 케니 배런, 색소폰연주가 웨인 쇼터 등 수많은 재즈 명가들과 협업으로 그 실력을 입증하고 있으며, ‘인간 목소리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는 이유로 차세대 빌리 홀리데이나 사라 본이라는 평까지 듣고 있다.
 
그레첸 팔라토. 사진/위키피디아
 
오는 19~20일에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참석 차 처음으로 내한한다. 그는 첫 한국 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에 대한 당찬 포부를 전했다.
 
우선 최근 근황을 묻는 질문에 “육아를 하며 엄마로서의 삶을 살다 최근 플로르(Flor)라는 새로운 밴드와 공연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LA와 멕시코, 보스턴에서 공연을 했고 서울재즈페스티벌로 한국을 처음 방문하게 돼 설렌다”고 답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새로운 브라질리언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기타와 첼로, 드럼·퍼커션, 보컬로 된 4인조 구성이다. 평소 드럼과 피아노, 베이스, 보컬 등 기본 쿼르텟을 내세웠던 구성에 비하면 약간의 변화를 꾀한 셈이다. 그는 “브라질 음악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드러내는 프로젝트로 보면 될 것”이라며 “독특한 무대가 될 테니 지켜봐달라”고 소개했다.
 
음악에서의 ‘변화’는 팔라토가 데뷔 때부터 늘 추구해오던 가치였다. 혼자서 노래를 부르는 것 외에 다양한 재즈 거장들과의 협업으로 그는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흡수하곤 했다. 웨인 쇼터와 허비 행콕, 케니 배런 등 함께 작업한 가수들의 면면만 봐도 화려하다.
 
헙업이 재즈를 대하는 관점을 어떻게 바꿨냐는 질문에 그는 “어떤 아티스트들이건 모든 기회들이 도움이 됐다”며 “내가 (뮤지션으로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며, 무엇을 해야하는지 등 지금의 모습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레첸 팔라토 밴드 셋. 사진/위키피디아
 
자신의 정체성이 잘 나타나는 앨범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그가 선택한 답은 ‘변화’였다.
 
“(여러 의미로) 우리는 모두 무한히 변화합니다. 내 인생 특정 순간들을 표현하는 대표곡들을 꼽을 수는 있겠지만 하나만 꼽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도 굳이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Butterfly’가 아닐까 싶네요. 나비는 변화하니까요…”
 
하나의 ‘악기’를 연주하는 듯한 팔라토의 목소리는 다른 가수들과 차별점에 서게 하는 강력한 ‘무기’다. 몇몇 곡들에서는 의성어로 다른 악기들과 협주를 하는 덕에 ‘곡에 마술을 불어넣어 목소리’라는 평가까지 얻게 됐다.
 
이와 관련 팔라토는 “늘 나의 영혼에 계속해서 한 걸음씩 다가서는 듯한 느낌으로 노래한다”며 “그건 바로 (내가 가진) 창의성을 가장 순수하고 솔직하게, 가장 진솔한 방식으로 드러내는 것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음악을 하면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뮤지션으로는 마이클 마요를 꼽았다. “마이클 마요는 정말 엄청난 보컬리스트입니다. 원더풀 하죠! 함께 작업했던 웨인 쇼터와 허비 행콕도 제게 영감을 많이 줬던 뮤지션들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앞으로 다른 가수들과 콜라보레이션도 좋고요, 새롭게 다른 장르를 시도해 볼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어요!”
 
첫 한국 방문이지만 바쁜 스케줄 탓에 공연을 마치고 바로 출국한다. 그럼에도 그는 “관광할 시간은 없지만 페스티벌에서 다른 가수의 무대라도 보고 가지 않을까 싶다”며 “처음으로 한국 팬들을 만나 공연할 생각에 지금은 무척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레첸 팔라토 포스터. 사진/프라이빗커브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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