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금융관료 출신'인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가운데 농협금융의 역대 4번째 관료 출신 최고경영자(CEO)로서 어떤 차별적인 경영전략을 보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임 관료 출신 CEO들이 관료 특유의 추진력으로 대형 증권사 인수를 성공하고, 체질 개선에 성공하는 등 농협금융의 몸집 만들기에 성공했다면 김 신임 회장은 농협금융이 실질적인 수익을 내는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 역시 취임 일성으로 수익성 제고를 강조했다.
김 회장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새문안로 소재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김 회장은 향후 약 100일간 농협금융 자회사들을 대상으로 현장경영에 나서 경영 현황 등을 파악한 뒤 구체적인 경영전략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의 취임으로 농협금융은 4차례 연속 경제관료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게 됐다. 농협금융 회장은 1대 신충식 초대 회장을 제외하고 신동규, 임종룡, 김용환 전 회장에 이어 김 회장까지 모두 경제관료 출신이 맡고 있다.
특히 임종룡 전 회장을 비롯해 김용환 전 회장이 농협금융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김 회장은 이를 기반으로 농협금융을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임 전 회장의 경우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해 몸집을 불렸으며 김용환 전 회장은 '빅배스'를 단행해 과거 부실을 모두 정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농협금융은 작년 85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작년 1분기보다 76% 많은 3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분기 기준 역대 2번째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김 회장 역시 농협금융의 핵심 과제로 수익성 제고를 꼽은 상황이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범농협 수익센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농협금융의 사업·자산 포트폴리오는 다른 어떤 금융지주보다 균형있게 분산돼 있지만 부문별로는 자산과 수익이 매칭되지 않고 수익의 변동성도 큰 편"이라며 "타금융지주에 비해서는 이익규모뿐만 아니라 ROA(총자산이익률),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도 낮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ROA 역시 경쟁사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의 ROE가 각각 0.87%, 0.82%, 0.76%인 반면 농협금융의 ROA는 0.4%에 불과하다.
특히 지나치게 은행에 쏠려 있는 수익 비중을 조절하는 것도 김 회장의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1분기 농협금융 전체 당기순이익 중 비은행 부문의 비중은 25.4%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을 맞춰 대한민국에서 누구보다 잘 생긴 금융지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신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30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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