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삼일대로가 3·1운동의 역사를 담은 시민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삼일대로 일대 3·1운동 관련 7대 거점을 연결해 3·1시민공간으로 조성한다고 24일 밝혔다. 7대 거점은 ▲3·1운동 테마역사로 조성된 안국역의 5번 출구 앞 ▲독립선언 배부 터 ▲민족운동 집회 장소였던 천도교 중앙대교당 ▲민족계몽운동의 산실 서북학회 터 ▲독립선언문 낭독의 태화관 터 ▲만세가 시작된 탑골공원 후문광장 ▲삼일전망대(가칭)이 세워질 낙원상가 옥상이다.
서울시는 7대 거점들에서 3·1운동의 흔적이 사라졌거나 방치됐다고 보고 있다. 표지석 정도는 남아있지만, 시민이 차분하게 들여다볼 여건이 아니라는 문제의식도 있다.
이에 거대한 상징물이나 기념물 위주 공간이 아닌, 시민이 일상 생활에서 머무르고 사색할 수 있는 시민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점들이 대체로 보행 공간에 놓여있어 상징물·기념물을 많이 만들면 큰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고 말했다.
시민공간의 시작점인 안국역 5번 출구 앞 바닥에는 3·1운동 전개 과정을 시간 순으로 구성한 타임라인 바닥판이 들어선다. 수운회관 앞에 있는 독립선언문 배부 터 및 천도교 중앙대교당의 경우, 담장을 허물어 쉼터와 정원을 만든다.
현재는 건국주차장인 서북학회 터에는 작은 쉼터를 조성하고 1919년 당시 삼일대로 일대 도시모형을 설치한다. 태화관 터에는 1500㎡ 넓이로 '독립선언 33인 광장'(가칭)을 만들어 민족대표 33인을 상징하는 기념석을 설치하고 나무를 심는다. 탑골공원 후문광장 바닥에는 3·1운동 만세물결을 상징하는 발자국 모양을 표현하고, 주차장으로 단절된 삼일대로변 보행길을 정비한다.
이 모든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낙원상가 5층 옥상을 전망대 및 옥상공원으로 조성한다. 삼일대로의 역사성을 살리는 동시에 '창덕궁 앞 도성한복판 도시재생활성화사업'의 주요 거점으로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만들어간다.
이번달 내로 기본·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오는 7월 착공에 들어간다. 하반기 중에는 시민 기부를 받아 시민공간 조성에 보태고 기부자 이름은 보도블록, 벤치, 만세물결 발자국 등에 새긴다. 준공 목표 날짜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 3월1일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3·1운동 때 진정한 대한민국이 탄생했다"며 "운동 발상지이자 핵심 무대인 삼일대로 일대의 역사적 가치와 지역의 정체성을 되찾고, 보행환경 개선을 병행해 지역재생 중심축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3월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99주년 3·1독립운동 희생선영 추념식에 참석해 내빈 및 참석자와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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