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등으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가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형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중대형 아파트의 매매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감정원이 매주 발표하는 ‘규모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에 따르면 최근 3월~4월 전국 소형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중대형아파트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여러 채보다 집값 상승 여력이 높은 똘똘한 한 채를 소유하려는 구매자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40㎡ 이하 아파트의 경우 3월 첫째주 -0.09%를 기록한 이후 4월 둘째주 조사에서는 -0.14%를 기록했다. 40㎡초과~60㎡이하 아파트도 3월 첫째주 0.0% 보합세에서 4월 둘째주 -0.06%를 기록했다. 반면 중대형 아파트는 3월에 비해 매매가격 상승폭은 둔화됐지만, 아직 하락세로 접어들지는 않은 모습이다. 60㎡초과~85㎡이하 아파트는 4월 둘째주 -0.02%를 기록했지만, 85㎡초과~102㎡이하·102㎡초과~135㎡이하·135㎡ 초과 아파트는 4월 둘째주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이 각각 0.01%, 0.00%, 0.09%로 나타나 보합세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들어 중대형 고가 아파트에 대한 거래 건수가 증가한 것도 비슷한 기조를 나타낸다. 부동산114가 지난 1분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거래 신고된 아파트 2만4606건 가운데 15.9%인 3921건이 9억원을 초과한 금액에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소형아파트 중에도 가격이 높은 물량도 있지만, 대부분 고가 아파트는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면적별로 살펴보면 현상은 더욱 또렷하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85㎡ 초과 거래량이 총 1919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20.4%였지만, 올해 1~2월 중대형 거래량은 5091건으로 23.2%를 차지해 2.8%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으로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것보다 가격이 비싸도 양도세 등에서 자유로운 주택 한 채를 보유하려는 구매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가 보유세 개편 논의에 들어가면서 고가 주택 한 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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