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메모리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30조1000억원, 영업이익 13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에도 4조원 중반대의 이익을 거두며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원화강세와 계절적 비수기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D램 가격 상승이 견지된 덕이다.
15일 반도체업계 및 와이즈리포트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경영실적으로 매출액 8조8000억원, 영업이익 4조5000억원을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분기 기준 처음으로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한 이후 1분기 만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올 초만 해도 시장에서는 반도체업계의 실적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1분기가 통상적으로 IT기기 신제품 출시가 적은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원달러 환율 강세로 실적 둔화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지난 6일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액 60조원,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만 1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1분기 D램 가격이 당초 예상과 달리 상승한 것도 실적에 청신호를 주는 요인이다. D램의 고공행진 속에 우려했던 낸드플래시도 약간의 조정기를 거친 뒤 보합세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선을 넘어 D램 가격이 실적에 절대적이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제품인 DDR4 4Gb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1분기 3.81달러로 전분기 대비 6.13% 올랐다. 1년 전인 2017년 1분기와 비교하면 가격이 32% 상승했다. 서버업체들의 성장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 주요 ICT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른 영향으로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D램 가격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범용제품인 낸드플래시 128Gb 16Gx8 MLC의 3월 고정거래가격은 5.6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제품 가격에 변동이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이 순항할 것으로 전망한다. 모바일·서버향 수요가 탄탄해 D램 가격 상승이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올 들어 반도체 수요는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공급부족의 상황을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 가격 상승이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며 "예상에 못 미친 공급 증가, 서버 수요 강세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은 4조8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폭이 점차 확대되겠지만 D램 가격 상승이 충분히 상쇄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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