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쌓이면서 올해 지방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분기에도 지난해보다 2배가 넘는 아파트가 분양을 앞뒀다. 3~4분기에도 예년보다 많은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은 지방에서 미분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말 현재 지방의 미분양 주택 수는 4만9000가구로 1년새 22%가 늘었다. 지금 추세라면 2010년 이후 8년여만에 미분양 5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산의 미분양 가구는 2291가구로 1년만에 2배가량(107.89%) 늘었다. 경남의 미분양 가구 역시 같은 기간 69.90%가 늘어나 1만3227가구에 달한다.
지방 미분양 사태는 이번달에도 지속되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등에 따르면 ‘제주대림 위듀파크’가 42가구 분양에 39가구가 미달했고, 경북 울진군 ‘리버시아드빌’은 34가구 분양에 30가구가 미달했다. 경북 상주시 ‘지웰리베라룸 더 테라스’도 68가구 모집에 57가구가 미달해 미분양 상태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어서 경기도 평택시 ‘소사벌 효성해링턴 코트’도 447가구 모집에 191가구가 미달했다.
문제는 2분기에 전년보다 2배가 넘는 물량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2분기에는 전국에 총14만328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지난해(8만690가구)보다 2배이상 많다. 특히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민간 부문 아파트 분양물량은 41만7700여가구로 최근 5년 평균 분양물량(30만7700가구)에 비해 약 36% 많다. 올해 분양 물량이 과거보다 많아지면서 인기가 낮은 지방 아파트를 중심으로 미분양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남 창원의 미분양 아파트는 5663가구로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많다.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빈 아파트만 260가구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8800여가구가 새로 공급될 예정이다.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공급량이 많은 것은 통합 전 마산시와 진해시의 오래된 도심에 대한 재개발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기 때문이다. 이곳에 신규 아파트를 공급하는 건설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림산업과 두산건설은 5월 ‘회원2구역두산위브’ 2103가구를 분양할 예정이고, 11월에는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이 ‘창원교방푸르지오예가’ 1538가구를 공급한다.
올해 지방 분양만 예정된 건설사들의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 한라건설은 올해 예정된 분양 사업이 충남 당진 1곳뿐이다. 분양 일정 등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특히 충남 당진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18차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된 곳이라 이곳에서 분양이 쉽게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반도건설도 올해 분양하는 모든 물량이 지방에 몰려 있다. 지난 2월 ‘대구 국가산단 반도유보라2.0’을 분양한 반도건설은 5월 대구국가산단 A-1 블록 신축 아파트를 분양한다. 하반기에는 7월 부산 구포3구역 주택재개발을 통해 790가구를 공급하고, 10월 광주광역시 도심지역인 월산1구역에 889가구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또 11월에는 창원가포지구 B-1블록에서 847가구 규모의 올해 마지막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분양 물량 대부분이 지방에 몰려 있는 건설사들도 한숨이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중흥건설은 올해 남아 있는 분양 물량 총 5730가구 중 서울 영등포 기계상가(308가구)와 경기 화성 봉담2지구(786가구)를 제외하고 모든 물량이 부산과 충남, 전남 등 지방에 몰려 있다. 특히 중흥건설이 분양 예정인 충남 서산시와 경기 화성(동탄2지구 제외)도 HUG가 발표한 18차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된 곳이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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