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대형 양판점과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휴대폰 구매 시 제공되는 각종 할인 혜택의 적법성 여부가 논란이다. 대형·온라인 유통망의 할인에 대해 일선 유통망은 재원 출처를 문제 삼고 있다.
하이마트와 주요 카드사몰, 오픈마켓들은 갤럭시S9 구매자에게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하이마트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향 갤럭시S9 구매자에게는 롯데 엘포인트 2만점, 단말기 자급제용 공기계(언락폰)는 5만점을 제공 중이다. 엘포인트는 롯데 계열 유통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 탑스몰의 혜택은 20만원 청구할인과 GS25상품권(3만원)이다. G마켓과 11번가도 캐시백과 사은품 등의 혜택을 내세웠다.
시민들이 서울 강남 파미에스테이션의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갤럭시S9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에 대해 일선 유통망에서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22일 "온라인 몰들이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오프라인 매장들과 다른 할인 방식으로 단말기를 판매하는 것은 이용자 차별에 해당된다"며 "각종 할인의 재원에 이동통신사나 제조사의 몫은 없는지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성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장은 "재원 출처를 알 수 없는 우회 보조금이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각종 할인의 재원 출처에 대한 해석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통법은 지난 2014년 10월부터 시행됐다. 단말기 공시 지원금을 최대 33만원까지 제한하는 조항은 지난해 10월 일몰됐다. 지원금을 33만원 이상 지급할 수 있지만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여전히 금지 사항이다. 제조사도 규제 대상이다. 현재 이통사와 제조사의 돈이 더해진 지원금만 공시된다. 누가 얼마씩 냈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방통위 관계자는 "할인 혜택이 각 쇼핑몰의 자체 재원에서 나왔다면 단통법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하지만 재원이 이통사나 제조사에서 나왔다면 불법 지원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9은 지난 16일 정식 출시됐다. 갤럭시S9은 64기가바이트(GB) 모델만 선보이며 출고가는 95만7000원이다. 갤럭시S9+는 64GB 105만6000원, 256GB 115만5000원이다. 갤럭시S9은 CJ헬로 등 알뜰폰을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다. 이통사들도 각종 카드 연계 할인과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등을 내세워 가입자 확보 경쟁에 나섰다.
갤럭시S9가 정식 출시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유통망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전작보다 못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통망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이제 프리미엄 제품이 나와도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찾기 어렵다"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해 각 쇼핑몰들도 경쟁을 펼치면서 각종 우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 3사는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혐의로 지난 1월 방통위로부터 총 506억39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방통위는 이통 3사가 도매·온라인·법인 영업 등을 통해 휴대폰을 판매하며 차별적 지원금을 지급했다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조사 대상 기간은 지난해 1~8월이다. 삼성디지털프라자 매장을 운영하는 삼성전자판매도 단통법 위반 혐의로 7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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