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자폐스펙트럼장애, 다감각의 동시적 통합처리능력 장애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2018-03-22 12:00:00 2018-03-22 12:00:00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 나타나는 감각 종합처리능력의 장애증세 중 가장 흔한 형태는 다양한 감각을 동시에 연합 처리하는 복합적 연합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제일 흔한 형태의 중증 자폐는 단일한 감각을 추구하고 있을 때 다른 감각적 반응 통로가 닫혀버리며 작동이 멈춘다. 예를 들면 아이가 시각적으로 뭔가를 추구하고 있을 때 이름을 부를 경우 호명반응이 거의 없다. 단일감각에 몰입할 때 다른 감각이 감각기관에 기계적인 작용을 해도 대뇌의 감각처리기관에서 처리가 되지 않는 감각 소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필자가 본 자폐증 아동 중에 버튼을 못 누르는 아이가 있었다. 소리 나는 장난감 버튼을 누르고 싶어서 눈으로 버튼을 응시하며 손가락을 뻗는데 막상 손가락은 시선이 머무르는 곳과 무관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갔다. 반복된 실패에 본인도 힘들어하지만 지켜보는 이들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이 아이의 엄마는 경험적인 해결법을 가지고 있었다. 이때 아이의 손가락을 엄마가 가볍게 건드려주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는 엄마의 터치가 주는 촉감을 이용해 손가락의 위치를 깨닫고 나서야 제대로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그 아이는 자신의 고유수용성감각을 시각과 통합해내지는 못하지만 촉감과 통합시킬 수는 있었던 아이였다.
 
무발화의 중증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겪고 있는 또 다른 아이는 각성 시에는 언어 자극을 주어도 모방조차 어려워해 ‘엄마’라는 발화도 힘들어했다. 그러나 잠을 자는 동안에는 꿈을 꾸는지 ‘엄마’라는 발음을 똑똑히 한다고 했다. 시각·청각·촉각·후각 등 다양한 감각이 쏟아져 들어오는 각성 시에는 혀의 감각을 자각하여 통합처리하지 못하지만, 수면 중 외부 감각이 다 차단된 조건에서는 혀의 단일한 감각조절이 가능한 것이다. 즉 무발화는 구강감각의 둔화뿐 아니라 감각의 종합적인 처리능력의 결여가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수용언어가 발달하고 인지발달이 상당한 정도 이루어진 아이들이 감정-정서의 표현과 교류를 못하는 것도 감각의 복합적 처리가안 돼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감각이란 물리적 자극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감각에 결합된 감정-정서가 연합된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므로 특정 감각에 몰두해 있다는 것은 특정 감정 상태에의 강한 몰입을 동시에 의미한다.
 
특정한 상황을 머릿속에서는 이해하지만 특정 상황에 결합된 다양한 감정까지 결합하여 감각처리 하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자폐 아동들은 사회적인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자폐증 아동들은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감각처리능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감각과 감각을 여러 가지로 연합해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반복 훈련을 통해 호전될 수 있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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