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지구촌 최대 겨울 스포츠 축제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평창동계패럴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에서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개최되는 올림픽이자 최초의 동계올림픽으로 관심을 끌었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국민들은 우리 선수들을 한 마음으로 응원하며 같이 울고 웃었다.
하지만 동계올림픽이 더 이상 열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이 곳곳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동계스포츠도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캐나다 워털루대가 공개한 '지구온난화와 동계올림픽의 미래(The future of the winter olympics in a warmer world)' 보고서에 따르면 동계올림픽 역대 개최지 19곳 중 6곳만이 앞으로 대회를 열 수 있는 기후조건을 유지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캐나다 밴쿠버와 러시아 소치는 2050년쯤이면 더 이상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평창올림픽은 '탄소(주요 온실가스) 없는 올림픽'을 주제로 지구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를 모두 감축·상쇄한 첫 올림픽으로 기록되는 등 환경보호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컬 스폰서 자격으로 대회를 후원한 현대자동차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 올림픽 기간동안 '사람과 자연 모두의 올림픽을 위해'를 주제로, 특히 친환경차로 각광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전기차(수소전기차·FCEV)를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을 펼쳤다. 이 광고는 유투브에서 16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0여년동안 현대차 광고만을 담당해왔다는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이진원 팀장을 만나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진원 이노션 월드와이드 팀장이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이노션 본사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노션
이번 평창올림픽 현대차 광고의 전체적인 콘셉트는
"지구온난화로 2100년 대한민국 겨울 소멸 예측, 2080년 동계올림픽 개최국 19곳 중 13곳 개최불가."
지구온난화는 이미 세계 여러나라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더 이상 예외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동계올림픽이 열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올림픽의 3대 정신 중에 하나인 '환경'을 광고 콘셉트로 잡고 현대차가 이번에 출시한 수소전기차 '넥쏘'를 광고에 자연스럽게 노출했다. 넥쏘가 친환경성이 극대화된 차임을 강조하고자 했다.
평창올림픽 현대차 광고에 등장한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이노션
3편으로 구성된 광고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이번 광고는 눈이 많이 오는 곳을 배경으로 해 겨울과 환경을 주요 콘셉트로 하고 있다. 총 3편의 광고로 제작됐는데 첫 번째 광고는 프리론칭으로 진행됐으며 겨울이지만 올림픽 열기로 인해 뜨겁다는 기대감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 광고는 아직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에 공개됐기 때문에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시그널'이라고 이해하면 될 거 같다.
평창올림픽 현대차 광고화면 캡쳐. 사진/이노션
두 번째의 경우 눈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올라가는 것을 형상화해 겨울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나타냈다. 이를 통해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문제제기를 하고자 했다. 마지막 광고에서는 수소전기차인 넥쏘를 전면으로 내세워 공해물질을 내뿜지 않는 넥쏘를 타는 것이 '녹아내리는 겨울을 위한 작지만 의미 있는 시작'임을 강조했고 이 작은 움직임이 지구 온난화를 막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첫 번째 광고의 경우 평창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3주 정도 프리론칭으로 온에어됐고 나머지 광고는 올림픽 개막과 동시에 방영됐다.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다시 시작되면서 광고가 또다시 방영됐다.
이번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했는지
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개최를 통해 환경파괴 및 온실가스 배출이 문제가 되자 1994년 '환경'을 올림픽 3대 정신 중 하나로 채택했다. 그 정도로 '환경'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현대차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이 환경문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환경보호를 위한 첫 시작에 수소전기차 '넥쏘'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수소전기차인 '넥쏘'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넥쏘는 이번 광고의 핵심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마침 올림픽 기간에 출시가 맞물린 차량이 넥쏘였고 이 차량에 초점을 맞추기로 서로 합의했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작용을 이용해 자동차 자체에서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물뿐이기 때문에 자동차 자체적인 오염물질 배출이 없다. 따라서 친환경성이 극대화된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을 강조해 넥쏘가 환경문제 해결의 시작점임을 시사했다.
스포츠 마케팅이라는 것이 올림픽 기간 동안에는 열기가 확 올랐다가 끝나면 사그라드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단지 올림픽 기간에만 회자되는 것이 아니라 올림픽이 끝나더라도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고민해 광고를 제작했다.
최근 TV 광고보다는 유투브 등 광고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는데
TV는 여전히 영향력이 가장 큰 광고 채널이지만 최근 디지털 콘텐츠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광고할 대상이 어떤 제품인지, 프로젝트인지 등에 따라 비중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한다. 신차의 경우 이를 적절히 병행하는 방향으로 하고 있으며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광고는 소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를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한 예로 쏘나타의 30주년 기념으로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탄생한 ‘씽 더 로드’ 프로젝트는 쏘나타와 고객이 지난 30년 동안 함께 달리며 울고 웃었고 앞으로도 끊임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갈 우리의 길을 주제로 광고를 제작했다. ‘씽 더 로드 프로젝트'는 사람들이 드라이브 코스로 자주 이용하는 공항 가는 길과 부산 가는 길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으로 광고를 제작해 소통을 많이 하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형태의 광고를 제작한 적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광고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광고는
현대차의 준중형모델인 아반떼는 가장 대중적인 차량으로 유명한 차이다. 이를 인정함으로써 대중적인 브랜드로 다가가려고 했던 '아반떼 슈퍼노멀 캠페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노멀(평범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오히려 이를 인정하고 들어감으로써 진정성을 알리고자 했고 이러한 의도가 광고에 잘 표현된 거 같다.
또한 그랜저라고 하면 '아버지 차'·'올드한 차'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운데 그러한 그랜저가 젊어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그랜저IG…다시 처음부터 그랜저를 바꾸다' 광고도 기억에 남는다. 젊은 층을 공략하고자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통해 방송되는 웹무비 '특근'을 만들기도 했다.
그랜저 판매량 증진을 위해서는 젊은 이미지를 입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의 결과 20~30대 비중이 30%까지 높아졌다. 젊은 층을 사로잡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
향후 만들고 싶은 광고는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기는 쉽지 않다. TNS 조사를 통해 광고 전후 이미지 변화가 얼마나 있었는지를 체크하거나 자동차의 경우 판매량을 통해 이를 평가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지금까지 10년 이상 현대차 광고를 담당해오면서 광고 첫 제작 시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됐을 때 뿌듯함을 느꼈다. 거창한 광고를 제작하기보다는 광고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해 고객사와 광고제작사가 모두 만족하는 광고를 만들고 싶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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