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군 사이버사령부 정치관여 사건의 축소·은폐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당시 정치관여 수사를 담당했던 권모 전 국방부 수사부본부장은 곧 재판에 넘겨지며, 백낙종 전 조사본부장은 구속된 상태다. 이에 따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의 석방으로 차질을 빚었던 사이버사 정치관여 수사도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번 주 초 권 전 부본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권 전 본부장은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국군 사이버사 정치관여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백 전 본부장, 김모 전 수사본부장 등과 함께 수사의 축소·은폐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군 검찰은 지난달 29일 김 전 본부장을 구속했다.
검찰은 지난 7일 백 전 본부장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백 전 본부장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백 전 본부장은 김 전 본부장, 권 전 부본장과 수사 축소·은폐를 지시한 것과 함께 허위 내용의 수사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발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백 전 본부장은 2013년 12월 이태하 전 사이버사 심리전단장의 단독 범행으로 외부 지시나 조직적 활동은 없었다는 내용의 사이버사 정치관여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2014년 8월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 사령관을 입건했다고 밝혔으며, 군 검찰은 그해 11월 이들을 정치관여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당시 김 전 장관은 아무런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검찰이 백 전 본부장까지 신병을 확보하면서 김 전 장관에 대한 조사도 추가로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11일 김 전 장관을 정치관여 혐의 등으로 구속했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1부(재판장 신광렬)는 그달 22일 김 전 장관의 구속적부심 신청을 받아들여 석방했다. 김 전 장관은 연 전 사령관 등에게 정부와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정치관여 활동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국방부의 대선개입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백낙종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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