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미국의 장기금리 급등 충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조정받는 가운데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 유출 조짐이 보이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장세 종료 우려가 부각되며 글로벌 증시 전반의 조정폭이 커지고 있지만, 펀더멘털과 달러 약세 흐름을 감안할 때 자금 이탈을 우려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해외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2.24%로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장기금리 급등에 따른 뉴욕 증시 급락이 글로벌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며 해외 주식형펀드도 손실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 펀드에서는 'KB스타이머징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C-F클래스'(-5.87%), '미래에셋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 1(H-USD)(주식-파생형)종류C2'(-5.65%), '삼성클래식인도중소형FOCUS연금증권자투자신탁H[주식-파생형]_C'(-5.57%) 등 아시아 신흥국 펀드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미국발 조정이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에 직접 타격을 줄 거란 우려가 번지며 신흥국 펀드 자금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릴 경우 글로벌 증시로 유입됐던 자금이 미국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번지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한 달 간 신흥국과 신흥유럽 주식형펀드에서는 6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흥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추세적인 자금 이탈을 우려할 시점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특히 신흥국 조정 신호는 달러 반등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견조한 환율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시장 금리 급등에도 달러인덱스는 90포인트대를 유지하고 있어 환율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작년 금리인상 4번을 계획했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두 번 인상하는 데 그치면서 완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금리 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새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이 옐런의 비둘기파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흥국의 유동성 우려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미국의 장기금리 급등 충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조정받는 가운데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 유출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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