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해외영토를 확장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새로운 캐시카우를 구축하며 성장동력 발굴에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드 여파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판로를 다양화 시키며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 위기를 기회로 삼은 셈이다.
특히 취임 2년을 맞은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올해를 글로벌 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최근 베트남과 태국, 일본 등 해외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다낭공항점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면세점, 태국 방콕 시내면세점, 일본 긴자 시내면세점 등 해외 6곳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연내 2~3곳의 해외면세점을 추가 오픈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놨다.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의 경우 한류 열풍에 따른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크고 시장을 선점한 면세기업도 없어 진입이 용이하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한류 스타를 모델로 전면 기용하고 있어 현지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국내 업계 최초로 지난해 11월, 베트남에 진출해 5월 연간 400만 명의 여행객을 수용하는 다낭국제공항 신터미널에 다낭공항점을 1차 오픈한 바 있다. 베트남 다낭공항점은 총 1091㎡(330평) 규모로 출국장 면세점(974㎡)과 입국장 면세점(117㎡)을 함께 운영 중이다.
특히 다낭공항점은 진출 첫해에 흑자를 내는 성과를 거두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면세점이 인테리어 비용과 제품 구매비용 등 사업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픈 첫해에 흑자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롯데면세점은 다낭공항점이 연간 300억 원의 매출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을 감안해 다낭 시내면세점 오픈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하노이, 나트랑, 호찌민 등 베트남 내 주요 지역 진출도 순차적으로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엔 이미 베트남 나트랑 국제공항 신터미널 면세점 단독 운영권도 획득해 올해 상반기에 개장을 앞두고 있다.
베트남 시장 확대를 본격화하기 위해 장선욱 대표는 최근 수시로 베트남을 오가며 현장 구석구석을 꼼꼼히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을 위해 2년간 시장 조사도 했고 출국하는 승객의 선호 상품과 이용 형태 등도 분석했다"며 "현지 파트너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베트남 현지인 채용을 늘리는 등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의 예상밖 성과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롯데면세점이 2016년 3월 일본 도쿄 긴자의 도쿄플라자 2개 층에 오픈한 시내면세점도 지난해 급성장했다. 사드보복에 대한 반사 이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한국 대신 일본을 찾으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긴자점 오픈 첫해 일평균 매출이 7000만원 선에 그쳤지만, 지난해엔 일평균 1억3000만원까지 매출이 오르며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매출도 전년대비 160% 증가했다. 특히 긴자점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중국인 매출은 같은 기간 16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김보준 롯데면세점 일본법인장은 "긴자점 방문객도 1일 1000명을 넘어섰다"며 "팝업스토어도 주기적으로 열어 새 브랜드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이 진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 한국 대신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까지 고객으로 영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판단 아래 해외 면세점을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포트폴리오 구축이 살길이라고 학습한 롯데면세점이 신흥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화 전략으로 이미 성과를 본 만큼 시장다변화 전략이 올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가운데)가 베트남 다낭공항점 시설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면세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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