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 3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을 상회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50%에 달해 높은 수익성을 과시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에도 서버용 D램과 72단 3차원(3D)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 비중을 확대해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매출액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5.1%, 영업이익은 318.7%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 45.6%를 기록, 전년 대비 26.5%포인트 껑충 뛰었다. 100원치 팔면 46원 남았다는 것으로, 꿈의 수익성을 과시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매출액 9조276억원, 영업이익 4조46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기록했던 분기 최대실적을 갈아치웠다. 당초 시장 전망치였던 매출액 8조9920억원, 영업이익 4조2400억원을 가뿐히 뛰어넘으며 2017년을 SK하이닉스의 해로 만들었다.
사상 최대 실적의 배경으로는 서버용을 중심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반면 미세공정 전환의 어려움과 공급 업체들의 투자 부담으로 공급량이 급격히 제한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D램(4Gb DDR4 512Mx8 2133MHz 기준) 가격은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74%,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기준) 가격은 56%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전망도 낙관했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이 본격 태동하고, 인터넷디지털센터(IDC)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서버용 D램 수요가 지속되는 반면 공급은 여전히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명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업계에서 D램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공정 전환 기간이 예전보다 길어졌고 웨이퍼 생산량도 제한적이어서 공급부족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IHS마킷은 올해 D램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16.9% 증가한 844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해, 이를 뒷받침했다. 반면 공급 절대우위의 메모리 수급 환경이 중국의 가세로 점차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여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최근 분석이 엇갈리는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도 SK하이닉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의 경우, 수직 적층 3D 낸드 적용이 서버용에서 일반 소비자용까지 확대되고 중저가 모바일을 중심으로 기기당 탑재량도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전체 낸드에서 3D 제품의 생산 비중이 50%를 넘어섰고, 올 하반기에는 3D 낸드 내에서도 72단 비중이 50%를 넘을 것"이라며 "현재 72단 3D낸드 양산 수율이 안정화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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