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분기 기준 처음으로 영업이익 4조원 돌파가 유력해졌다. D램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에 세운 사상 최대 영업이익 3조7372억원을 1분기 만에 갈아치우게 된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2445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4분기(1조5361억원) 대비 176% 급증한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 3조507억원으로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3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3분기에는 3조7372억원을 기록하며 2016년 연간 누적 영업이익 3조2767억원을 넘어섰다. 4분기에는 4조원 시대마저 열어젖히며 연간 영업이익 13조원대 안착이 유력하다.
매출액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8조992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6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간으로는 30조원을 목전에 뒀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5일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사상 최대 실적의 일등공신은 D램 시장 호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지난해 4분기 전세계 D램 매출이 210억6100만달러로 전분기(199억8600만달러)보다 약 5.4% 증가한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4분기(127억5500만달러)와 비교할 경우 65% 증가한 수치다. 수요가 지속되면서 D램 평균판매가격도 상승 중이다. D램의 표준 제품인 PC용 DDR4 4Gb 512Mx8 2133㎒의 평균가격은 지난해 12월30일 기준 3.59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말과 비교하면 2.57%, 전년 대비로는 85.1% 가격이 급등했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고사양 제품의 판매 증가와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으로 D램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최소 10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수혜를 톡톡히 봤다.
이 같은 흐름은 최소 올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성장을 주도한 서버용 D램 수요가 전체 D램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머신러닝과 같은 인공지능(AI)과 메모리 중심의 컴퓨팅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런 추세는 서버용 D램 수요 증가를 불러와 SK하이닉스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화 강세와 또 하나의 메모리반도체 축인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은 위협 요소다. SK하이닉스는 현지통화 거래 확대로 환손실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지만 수출 비중이 95%에 달해 환율이 떨어지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의 경우 모바일, SSD용 수요 증가가 둔화되고 제조사들의 3D 낸드 공정전환이 안정화돼 수급 완화로 인한 가격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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