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새해를 맞아 국내 대형 건설사 수장들이 내놓은 신년사 키워드는 혁신과 해외사업 두 가지로 요약된다. 시장 변화의 흐름에 맞춰 체질을 개선하고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의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이 맞물린 올해 주택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사진/각 사
2일 정수현
현대건설(000720)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도 우리 앞의 환경은 시계제로"라고 진단하고 "집 한 채를 지어도 도편수가 천년왕궁을 짓듯 모든 것을 쏟아붓는 그런 자세와 열정이 바로 혼"이라며 "지금과 같은 위기의 시대에 혼과 정신으로 우리만의 저력을 발휘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단기 실적 개선을 당면목표로 삼고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해외수주를 확대해 매출증대와 손익개선을 이뤄야 한다"며 "본부별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수립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기술 차별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문선
대우건설(047040) 대표도 올해 건설업계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했다. 송 대표는 "수년간 회사의 실적을 지탱 해왔던 주택건축사업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금리인상 전망 등으로 더 이상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똑같이 M&A를 진행했던 10여년 전과 비교 시 시장에서 평가하는 대우건설의 가치는 당시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머지않아 현재 진행 중인 M&A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긍정적 미래를 위한 전 임직원의 단합된 마음"이라면서 기업가치 제고와 실행과제의 민첩하고 확고한 실행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해욱
대림산업(000210)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실천과 체화를 통한 혁신의 완성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우리는 당면한 위기와 변화에 대한 필요성과 절박함을 바탕으로 혁신활동을 수행해 왔다"며 "올해는 각 현장에서 혁신과제의 실천과 체화를 통해 혁신을 실질적으로 완성하자"고 당부했다.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은 "향후 2~3년 내 글로벌 성장기반을 마련하지 못하면 회사는 캡티브마켓(전속시장) 급락, 구내 주택시장 침체와 맞물려 모든 성장 엔진이 꺼지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올해는 향후 10년간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별적 경쟁우위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병용
GS건설(006360) 사장은 안전과 준법을 강조했다. 임 사장은 "기업 활동 가운데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의 피해를 주어 희생자가 나오는 일이 발생해선 안 되며 우리의 모든 경영 활동은 사회 안의 최소한의 약속인 법을 지키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변화를 하려면 노력과 고통이 따르게 돼 있으며 헌신과 모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대철 HDC
현대산업(012630)개발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HDC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며 "혁신을 가속할 수 있도록 경영프레임을 과감히 바꿔나가고 HDC만의 독창적이고 지속가능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또 "창조적 연결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으며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무엇보다 조직 문화를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는 올해 슬로건으로 '글로벌 롯데건설을 향한 기반을 닦는 해'로 정하고 해외사업 역량 강화에 중점을 뒀다. 하 대표는 "롯데건설의 미래는 해외사업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올 한해 주택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해 소기의 성과를 조기에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가치 향상, 지속가능경영 강화, 기업문화 개선 등 세 가지 방향을 경영방침으로 세웠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은 "올해는 사업과 연계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원년"이라며 "이제 SK건설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성장 모델의 모범으로 자리잡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건축주택 사업은 시장 위축에 대비해야 하고 새로운 상품과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준비해야 한다"며 "작년에 해외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했던 인프라 사업은 지하공간, 철도, 교량 등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치훈
삼성물산(000830)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년사를 생략했다. 그룹 '총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새해 경영화두를 밝히기는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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