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정부가 코스닥 펀드에 투자하는 개인 자금에 세제 혜택을 부여할 방침인 가운데 중소형주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활발하다. 전문가들은 소득공제 등을 포함해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으로 정책이 시행될 경우 자금 유입이 한층 본격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6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22일 기준 최근 한 달 간 중소형 주식형펀드로 1194억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액티브 펀드에 들어온 자금 3178억원 중 3분의 1이 중소형 펀드로 향했다. 최근 3개월 동안 425억원이 들어온 것과 비교해도 유입세는 뚜렷하다. 개별 펀드 가운데서는 'NH-AmundiAllset성장중소형주(주식)A1'(517억원), '신영마라톤중소형주[자](주식)A'(355억원), '맥쿼리뉴그로쓰[자]1(주식)C-A'(340억원) 순으로 유입액이 많았다.
중소형주 펀드는 하반기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정부가 중소벤처 육성을 위해 금융 지원과 함께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핵심 과제로 꼽으면서 정책 효과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단기 급등 부담으로 인한 조정에 펀드 수익률은 부진했지만, 내년부터 정책 수혜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은 정부 정책 가운데서도 세제 혜택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개인들의 단타 위주 투자성향이 뚜렷했던 코스닥에서 세제 혜택은 장기 투자를 유인할 주요 방안으로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코스닥 상장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외에도 코스닥 펀드에 투자하는 개인에게 직접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코스닥 펀드에만 특혜를 부여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금융위 관계자에 따르면 기재부와 금융위는 관련 협의를 마무리하고 내용을 확정한 상태다. 기재부가 27일 2018경제정책운용방안을 통해 간략한 내용을 발표한 뒤 1월 초 금융위가 내놓을 코스닥 혁신방안에서 세부안이 공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어느 선에서 세제 혜택을 제공할지에 따라 자금 유입 강도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에서 원하는 만큼 강한 인센티브가 주어질 경우 코스닥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자금 유입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재부 입장에서 코스닥 펀드 투자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는 부담이지만, 시행될 경우 즉각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양도소득세의 경우 특정 시점에 주식을 포함한 채권, 파생상품 등에서 거둬들인 손실과 이익을 합산한 금액에 과세하는 손익통산 범위 확대나 올해 손실을 내년 이익에 상계해주는 손실이월공제 등을 통해 시장 기대를 충족시킨다면 추가 상승 재료가 될 수 있다"면서도 "정책이 기대에 미달한다면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코스닥 펀드에 투자하는 개인 자금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최근 한 달 간 중소형주 펀드로 10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과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2017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관계자와 대화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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